조우성의 미추홀
약대 선정 결과에 대한 지역정서가 심상치 않다. 정부가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중대 선거가 코앞인데도 그런 악수(?)를 강행한 데에도 놀란다. 그 입장과 배후가 무언인지 모두들 궁금하게 생각한다.
대명천지에 얼토당토않은 일이 벌어지게 된 근본적 이유는 권력 만들기에 실패해 온 지역민 스스로에게 있겠지만, 시 정부나 지역 국회의원들은 그간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공개적으로 소리내어 묻지 않을 수 없다.
부산아시안게임, 대구유니버시아드대회 때와는 달리 인천아시안게임에는 수수방관만 하고, 좁아터진 이 나라에 또 무슨 정치적 술수를 부려 동남권 신국제공항을 만든다 할 때도 그 부당성을 제대로 따져 봤는가 말이다.
이번 약대 건도 똑 같다. 타 시도와의 형평으로 따져 보건대 지역 3개 대학 모두에 학과를 신설해 주어도 모자랄 판에 인하대와 시민의 혈세로 운영하고 있는 인천대를 교과부가 제쳐놓은 것은 희한한 자기모순으로 보인다.
기껏 선택했다는 곳이 아직 개교도 하지 않았고, 향후 언제든지 서울로 학과(學科)를 옮겨갈 수 있는 '연세대 송도캠퍼스'라니, 이는 인천을 업씬여기고 '호구(虎口)'로 아는 불쾌한 '정치적 전횡'이라고밖에 판단할 수 없다.
정말, 이래도 되는 것인가? 묻는다. 정부는 대한민국 제3의 대도시에 사는 280만 민심을 이런 식으로 팽개쳐 버리고도 국정운영이 가능하다고 믿는 것인가? 이 나라는 삼남(三南)만의 나라가 아니다.
서울공화국은 더더욱 아니다. 한심한 인천푸대접 행태가 비단 이번 약대 신설에 국한된 것이 아님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더는 깔보지 말라.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