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경제
지난주 통계청은 2009년 국내 인구이동통계를 발표하였다. 이는 작년 한 해 전입신고서를 기초로 각 시도별로 주민등록인구가 얼마나 변화하였는지, 또 어디서 어디로 옮겼는지를 집계한 것이다. 인천은 연중 전입자가 47만 8천명이고 전출자가 47만 6천명으로 2천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느 지역의 인구가 증가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좋은지 또는 나쁜지에 대해서 견해가 일치하지는 않는다. 생산성 증가가 정체되었던 과거에는 인구가 늘면 일인당 소득이 감소하므로 부정적으로 평가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다산다사형(多産多死型)에서 소산소사형(少産少死型)으로 인구구조의 전환이 이루어진 1980년대 이후로는 인구증가가 오히려 경제적 효율을 증대시키고 산업기반을 확대하는 등 경제에 긍정적이라고 하는 판단이 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지역간 인구이동은 경제, 사회, 교육, 문화, 복지,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해당지역을 선택하거나 포기한 결과물로서 지역별 경쟁력을 한 눈에 보여주는 중요한 성과지표라는 점이다. 그 가운데 연령대별 전출입 상황은 더욱 중요하다.

지난 10년간 인구이동 추이를 보면 인천은 서울 및 광역시와 같은 대도시적 특성과 지방의 특성을 동시에 가진 것으로 보인다. 전체 유출입인구 수로 보면 인천은 2003년과 2004년에 일시 순유출되었다가 순유입으로 전환되었으나 그 규모는 2007년 2만3천명을 정점으로 작년에 2천명까지 줄어들었다. 인구가 교외로 분산되면서 인구감소가 만성화되고 있는 서울, 부산, 대구 등 주요 대도시와 닮아가고 있다.

이 경우 장기적으로 이동인구의 순유입보다는 순유출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한편 연령대별 이동상황을 보면 인천은 20세 미만이 줄어들고 55세 이상이 증가하여 주요 대도시보다는 도 지역의 특성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년간 인천의 인구구조상 15세미만 인구와 55세이상 인구의 비율이 2:1에서 1:1로 바뀐 상황까지 고려하면 앞으로 노령화가 더욱 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인구는 작년 말 276만 명으로 과거 10년간 24만 명이 늘어났지만 연평균 증가율은 0.9%에 불과하다. 현재 가장 가까운 목표라 할 '2020년 도시기본계획'상 인천의 인구목표는 2020년 310만 명으로 되어 있고, 시에서 계획하고 있는 미래의 인구목표는 이보다 더 웅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계획에 맞추어 아파트 등 각종 도시기반시설은 계속 건설되고 있는데 실제 인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자칫 공상과학 속의 유령도시처럼 될 가능성도 있다.

예를 들어 현재 인천은 주택의 매매가격대비 전세가격의 비율이 전국평균에서 급격히 하락하여 서울과 유사한 수준이고, 송도신도시의 경우 서울의 절반 이하로 하락하여 가수요 내지 버블 우려도 있다. 인구의 순유입 등으로 계획된 인구 수가 확보되지 않는다면 주택시장의 불안정성은 더욱 커지고, 이는 역으로 부동산가격이 하락하면서 기대소득의 감소로 이어져 인구유출을 가속화시키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

인구이동은 모든 것을 종합한 선택의 결과라는 점에서 그 자체를 지역경제정책의 수단으로 삼을 수는 없다. 따라서 타 시도에 비해 인천의 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인구유입을 촉진할 수 있는 각종의 대책 마련이 긴요하다. 인구유입에 커다란 장애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도로망을 정비·확충하고, 청소년층을 고려하여 교육환경을 개선하며, 불안정한 고용시장의 질을 높여야 할 것이다.

또한 낙후된 상태에서 양극화가 가속되고 있는 구도심의 재건축 및 재개발 문제 등도 시야를 넓혀 외부인구의 유입을 촉진할 수 있는 주거환경의 조성 차원에서 접근하여야 할 것이다. 한 나라를 떠나는 것에 비해 한 도시를 떠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작년 한 해 동안 시도간에 이동한 사람이 273만 명이다. 오늘은 인천시민이지만 인천보다 훨씬 살기 좋은 곳이 옆에 있다면 언제든지 인천을 떠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김하운 한국은행 인천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