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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타임즈는 1930년대 대공황에 비견되던 공포는 한풀 꺾였지만, 2010년 한해를 대혼돈 시기로 보고 있으며, 국내의 한 경제연구소가 올해 세계경제를 보는 키워드를 '전환'이란 두 글자로 축약해서 발표하고 있음도 특이하다.

그러나 올해는 6·2 지방선거가 큰 이슈로 등장할 것은 분명하다. 각 언론매체는 연초부터 나름대로의 여론수집을 통해 광역·기초단체장을 비롯해 교육감에 나설 인사들의 동정과 프로필을 담은 기사를 쏟아놓고 있다.

그런데 필자가 얼른 수긍하기 어려운 것은 여론 측정치가 신문사 성향에 따라 차이를 보이고 있는 점이다.
지역에 따라 예상하지 못한 인사들의 이름도 회자되고 있기도 하다. 뉴욕타임즈가 지적한 대로 정말 '대혼돈의 시대'가 도래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필자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동기는 우선 6·2 지방선거를 목전에 둔 시점에 느닷없이 '교육 무경력자 교육감' 후보조건 완화와 더불어 '교육의원 정당공천'이란 지방교육자치법 수정안을 만들어 국회에 회부하였다는 뉴스도 있거니와 유권자가 한 번에 8명의 지역대표를 과연 제대로 선택할 수 있는지가 의심스럽지 않을 수 없다.

세상사 최고선은 존재하지 않는다. 세상의 모든 이치가 동전의 양면 같아서 긍정적인 면이 있으면 부정적인 면도 함께 존재하기 마련이다.

주민직선이라는 가치도 소중하지만 대표성과 비리가 표출되었다고 해서 모든 선거를 일률적으로 직선에 의해 선출하는 것이 과연 지방자치의 효율성을 높이는 지고지순의 제도라고 말할 수 있을런지. 전국적으로 실시되는 6·2 지방자치선거에서 각 시도교육감과 교육의원의 주민직선은 지금까지 일부 지방선거에서 드러나듯 자칫 이념대결을 촉발하고 따라서 개혁성향의 양심적 교육자보단 포퓰리즘적인 인물이 나타나지 않을까 염려가 된다.

평소 필자가 존경하는 교육자는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2010년 가장 주목할 만한 세계 지도자 3인을 선정한 바, 그 중에서 첫 번째로 지목한 미국 워싱턴 DC 교육감 '미셸 리(40세)'이다.

그녀는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한국계 여성으로서 2007년 학업성적에서 미국내 바닥을 기는 워싱턴 DC 교육감으로 임명된 후, 교사노조와 시의회의 반발을 개의치 않고 저돌적인 교육시스템 개혁을 통해 워싱턴 지역 학생들의 학력을 전반적으로 크게 향상시킨 장본인이다.

해방 후, 외국의 잉여물자에 겨우 연명했던 우리나라가 지구상 최빈국에서 탈피해 이웃나라를 돕는 이른바 원조공여국이 된 이면에는 자식들의 미래를 위해 헌신한 부모님들의 교육열이 큰 몫을 했음이 분명하다. 하지만 우리가 그토록 염원하는 선진국이 되기 위해선 이제까지의 부모의 교육열과 평준화 교육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음이 지난 10년의 세월에서 입증됐다.

교육에 있어 부모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학교다. 21세기 지식정보화 사회의 무한경쟁체제에서 우리 후대들이 세계인들과 어깨를 겨루며 대접받는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선 세계인들과 어울릴수 있는 따뜻한 심성은 물론 거친 풍파를 헤쳐나갈 수 있는 불굴의 신념과 용기 그리고 지혜로움이 절실하다.

교육은 누가 뭐라고 해도 미래의 행복한 홀로서기를 위한 하나의 단련과정이다. '미셸 리' 같은 참신한 인물이 나타나 사교육비로 속앓이를 하는 서민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 주기를 기대해 본다.
 
/김청규 인교연혁신포럼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