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텃밭서 재배한 유기농야채·천일염만 사용
천연콜라겐 다량함유 '돼지껍데기 초무침' 인기


순대국은 기름지지 않고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 포인트. 그래서 고기도 곱창과 그 부속물인 오소리감투, 콩팥, 허파, 간 등을 사용하며 기름진 막창과 머리고기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 순대국집이 있다. 공단 배후도시이면서 아파트 밀집지역인 시흥시 정왕동 인근 시화병원 뒷편에 가면 '아우네 장터순대(대표 이종우·44)'가 한 눈에 들어온다.

널따란 주자창과 100여석의 좌석이 손님을 기다리는 상가 건물 1층. 점심시간만 되면 점심특선 요리인 장터 순대국과 얼큰이 순대국을 먹으러 오는 손님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 "지난 10년간 오직 외길 순대국집을 운영하면서 정말 좋은 재료로 좋은 음식을 만드는 것만을 고집해 왔습니다. 프랜차이즈 전문점이지만 육수 만큼은 저만의 노하우를 가지고 특별한 육수를 만들고 있지요."

이 집에서 나오는 갖가지 음식재료와 야채들은 충청도가 고향인 이종우 사장이 시골 텃밭에서 틈틈이 재배한 유기농 야채를 사용한다. 가마솥 한켠에선 담백한 육수가 펄펄 끓고 있고 손님 맞이에 정신없는 이 사장의 얼굴에서 불황의 그늘은 찾아 볼 수가 없다.

# 특별한 식자재만 고집

분주했던 점심시간을 뒤로하고 찾아간 장터 순대국집 이 사장의 이마에선 아직도 배어 나온 땀이 송글송글 맺혀 있다.

"모든 일이란게 그렇치 않습니까. 실패를 두어번 겪다 보니 자연스럽게 오기도 생기고 음식 장사라는게 쉬워 보이지만 엔간한 맘먹고 뛰어들기엔 환경이 그리 녹녹치가 않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였죠. 결혼 후에 무엇을 할까 대책 없이 고민하던 차에 처형이 운영하던 순대국집을 알게 됐고 그렇게 인연이 돼서 벌써 10년이 흘러갔네요."

자신만의 맛을 내는 특별한 노하우를 묻는 기자에게 "특별한 노하우요? 그건 저만의 비밀인데 가르쳐 드릴 수가 없죠.(웃음) 하지만 한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정성이 들어 갔다는 거죠." 이 사장은 자신만의 육수에 대해 끝내 공개를 꺼려하면서도 뼛가루, 액기스, 프림, 우유 등 일체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자신만의 노하우라고 전했다. 특히 이 곳에서 사용되는 배추, 무우, 오이, 깻잎, 대파, 양파 등 모든 음식재료는 시골에서 이 사장과 그의 어머니가 텃밭을 이용해 직접 재배한 유기농 식자재를 사용한다.
"매일 먹는 밥이지만 쌀에 따라서 입맛이 다르지 않습니까" 이 집은 시흥시 특산품인 '햇토미 쌀'을 쓴다. 그러다보니 밥맛 때문에 찾아오는 손님도 꽤 된다.

게다가 음식 간을 마출 때는 서해안에서 나오는 천일염만을 사용한다. 그 만큼 음식 하나하나 정성어린 손길들이 가야만 제 맛이 난다.

# 자신만이 새롭게 개발한 특별 메뉴

모든 육수는 국내산 돈사골과 소뼈를 넣고 가마솥에서 하루에 14시간 가량 푹 고와야 제 맛이 난다.
국물이 진하고 담백한 장터순대국, 점심때 해장으로 먹는 얼큰이 순대국, 뼈해장국 또한 저녁 시간대 인근 시화공단 회사원들이 회식자리에서 주로 찾는 모듬순대 한접시와 얼큰한 국물이 일품인 순대곱창전골, 그리고 매운 맛을 즐기는 이들을 위한 순대곱창 철판볶음 등 이 정도는 어느 순대국집을 가도 평범하게 나오는 기본 메뉴일 듯.

하지만 이집에는 특별한 메뉴가 또 있다. 그것은 바로 '돼지껍데기 초무침'이다. 새콤한 맛에 돼지껍데기의 담백함이 어우러진 이 메뉴는 단골 술 손님들을 위한 특별메뉴. 특히 돼지껍데기 초무침에는 천연콜라겐이 다량함유돼 있어 여성들에 최고의 미용식품으로 인기가 높다.

"돼지껍데기는 원래 매끈하고 탱탱한 피부를 원하는 여성들에게 다이어트 식품으로 인기가 높죠."
뿐만 아니다. 관절염이 있는 사람들과 주름 예방에도 효과가 크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돼지껍데기 초무침과 부드러운 머릿고기를 곁들여서 먹는 맛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 해독의 묘약 순대국

중국 명나라 때 약학서인 본초강목에 보면 돼지고기는 빈혈, 심장쇠약, 두통, 어지럼증 등에 좋으며 간기능과 시력향상에 효과가 있고 간염, 빈혈, 야맹증 등에 도움이 된다고 적혀 있다. 또한 돼지는 예로부터 독성 해독의 강자로 군림해 왔다. 따라서 돼지순대국은 공해독은 물론 사람 몸에 있는 나쁜 병까지 치료해 주는 신비한 해독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돼지 내장에는 납, 수은, 부자, 유황 등 갖가지 독을 풀어 줄 뿐아니라 비타민 F로 불리는 리놀산과 비타민 B1, B2 등이 많이 들어 있어 우수 건강식품인 셈이다.

한약을 먹을 때 왜 돼지고기를 삼가해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은 드물다. "돼지가 천성적으로 해독성이 강해서 다른 약의 기운을 약화시키는 이유 때문이죠." 이사장의 말이다.

게다가 간을 맞추기 위해 사용하는 천일염 또한 이 집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 국산 천일염은 수입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네랄 함량이 높다. 천일염에는 또한 돼지고기에서 나기 쉬운 냄새를 제거해 주는 또 다른 효과가 있어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다. 이 사장은 충청도 안면도에서 천일염을 직접 실어 나른다.

# 10년동안 고집한 가격 마케팅

각종 외적인 변수들에 의해 돼지고기 값이 두 배 이상 올라도 균일가격을 지킨다는 것. 이 사장도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가격을 올리자니 그동안 10여년 가까이 고집해 온 균일 가격을 지키고 싶었고, 그렇게 하다보니 마진이 줄어 들어 경영이 어려워 질 수도 있었던 것.

하지만 이 사장은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어느 누구도 알아 주는 사람은 없었지만 이 사장은 고집스럽게 균일가격을 지난 10년간 유지해 오고 있다.

가격도 싸고 육수에 대한 특별한 맛이 인근 공단 직장인들 사이에 퍼지면서 손님은 더욱 늘어갔고 결국 성공적인 마케팅 효과로 돌아오게 됐다. "마케팅이랄게 뭐 있습니까. 끝까지 고집해 온 가격도 지키고, 가격경쟁력이 생기면서 손님도 두배 가까이 늘어나 오히려 일석이조의 효과를 본 셈이죠."
# 가족과 함께한 지난 10년이 성공의 열쇠

"처음에 시작할 때야 말로 이루다 표현할 수 없는 많은 어려움들이 있었죠. 당시에 초등학교 다니던 딸아이가 이젠 어엿한 대학생이 되었답니다."
이렇게 큰 딸이 주말마다 식당에 와서 음식을 나르고 도와줄 때 면 공부나 하지 싶지만 때론 기특하기도 하다.

10년을 하루같이 자신의 옆에서 그림자 처럼 함께 해 온 동갑내기 아내 이미경 씨가 없었다면 자신의 오늘도 없었을 거라는 이 사장. 차분히 앉아서 인터뷰에 열중하는 이 사장의 얼굴에서 창업 초창기 어려웠던 기억들과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회상이 겹쳐진다.

어쩌면 여유라는 단어가 하나 추가된 것일 뿐. "24시간 일년 열두달 하루도 안쉬고 식당을 운영한다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란건 다들 아시지 않습니까?"
이렇게 식당을 운영해 오면서 무엇보다 가족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힘들었을거라고 지금의 공을 가족들에게 돌리는 이 사장.
저녁 예약 손님을 맞기 위해 서둘러 주방으로 향하는 이 사장의 뒷 모습에서 그의 순대국 외길 인생이 깊게 묻어 나고 있었다.
/글·사진=김형수기자 (블로그)vodo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