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학교 중국학연구소 (www.uics.or.kr)
중국 상하이나 홍콩 여행의 압권이라면 밤에도 대낮처럼 세상을 환히 밝히는 수없는 전구의 향연을 꼽는 이도 많다.
하지만 중국 현지에서 제조업 공장을 운영하는 한국 기업들에게 이런 이야기는 다른 나라 얘기와 같다.
수시로 끊기는 전기에 간이 발전기를 두고 물품을 생산하다보니 최종 제품에 수시로 문제가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여름엔 폭증하는 전기수요 때문에 공장 내 전력이 툭하면 단전되고 겨울엔 전선불량 등의 문제 때문에 혹시나 튼 히터 하나에 단전 등 사고가 날까봐 난방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전기로 인한 물품 하자와 소비자들의 불만 때문에 기업 이미지와 신용 면에서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는 것이다.

대도시만큼 전력사정이 안 좋은 중소도시

이런 사례는 주로 땅값이 비교적 싼 농지 근처에 있는 공장들에 해당된다.
베이징이나 톈진, 상하이 같은 대도시는 전력수급에 큰 문제가 없지만 문제는 제조업 공장을 중국에서 운영하는 한국 기업체들은 한국과 비슷한 임대세를 내고 대도시 지역에 공장을 설립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대부분 항구나 도로와 근접한 중소도시 근처에서 공장을 설립하고 운영하고 있다.
이에 더해 중국 공안이나 정부 관리국이 관계가 악화되거나 채무 문제가 있는 기업에 대한 압박수단으로 흔하게 쓰는 방식이 단전이란 점도 중국에서 전력 문제가 얼마나 우리 기업들에게 중요할지 짐작하게 한다.

투자 전 전력상황 체크 필수

현재 중국의 전력수급 상황은 전체적인 문제라기보다는 특정 지역에 국한된 지엽적인 문제라 하겠다.
하지만 제조업 공장이 많이 밀집한 화남이나 화동지역 전력수급사정은 그리 좋지 않은 게 사실이다.
최근에 많이 개선되긴 했지만 워낙 중국 현지의 에너지 효율성이 떨어지다 보니 많은 에너지를 생산해도 그 힘을 다 받지 못하는 게 중국의 현 상황이라 하겠다.
조사에 따르면 현재 중국의 에너지 효율성은 미국·일본 같은 선진국의 80년대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중국이 원자력·수력 같은 신에너지 분야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어찌보면 제일 중요하고 당연한 간접시설인데도 전력 공급은 아직 중국에서는 지역에 따라 들쭉날쭉하기 때문에 멋모르고 투자했다가는 어이없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중국 투자 전, 해당지역 전력상황을 꼼꼼히 체크해야 하는 이유다.


/글=박정동 소장 박재정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