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회)글·사진=황규광 동양탄소고문
2008년 8월15일(금·제20일)2의2

왼쪽 저 아래, 배와 같은 큰 암초위에 '따나 롯' 사원이 내려다보인다. 이 사원은 발리 6대사원의 하나이며 바다의 신이 모셔져 있다고 한다. 이 사원에는 지금도 신의 화신(化身)인 백사가 살고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 사원의 역사는 오래며, 16세기에 자와 섬에서 건너온 고승 '니라르타'가 이곳에 들렸다. 그는 이 작은 섬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이곳이야말로 신들이 강림하기에 걸맞다」고 생각되어 마을사람들에게 사원을 세우자고 권유했다.

발리를 대표하는 '따나 롯' 사원은 오랜 세월동안 조류와 비바람에 침식된 암초위에 서있다. 인도양에 튀어나온 사원의 실루엣은 매우 회화적이며 특히 저녁노을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저녁노을에 감싸여 황금색으로 물든 '따나 롯' 사원은 마치 그림엽서에서 빠져나온 것 같이 보인다. 지금은 썰물 때여서 암초는 육지와 연결되어 있으나, 밀물 때가 되면 바다에 떠 있는 것 같이 보이기에 더욱 유명하다. 바닷가로 내려가서 '따나 롯' 사원에 다가갔다. 그러나 힌두교도 이외의 이교도는 들어갈 수 없다고 한다.

언덕위로 올라가니 인도양에 튀어 나온 곶(岬)의 끝, 석회암절벽(높이 75m) 위에 울루와뚜 사원이 보인다. 우리들도 절벽 위의 길을 따라 울루와뚜 사원으로 갔다. 이 사원은 10~11세기에 창건된 오래 된 사원이며 웅대한 석양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새빨갛게 물든 하늘과 바다를 배경으로 사원의 실루엣이 뚜렷하게 떠오르고 있다. 이 사원도 힌두교도만이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이 사원근처의 광장에서 매일 '케착(kecak) 댄스'(몽키 댄스)가 공연되고 있다. 우리들도 '케착 댄스'를 보러 그 곳으로 갔다. 작은 야외원형극장에는 이미 사람들이 들어차서 발 디딜 틈 없이 초만원을 이루고 있다. '케착 댄스'는 발리 섬의 유명한 남성합창(男聲合唱)이다. '케착 댄스'의 기원은 상히양(sanghyang)이라고 하는 전염병을 쫓기 위한 의식의 춤이었다고 한다. 1930년대에 독일인 화가, 슈피스 등의 권고로 의식과는 별도로 관광예능으로 발전시켰다. '케착 댄스'는 바롱댄스, 레곤댄스와 더불어 발리의 3대 전통무용의 하나이다.

먼저 큰 등잔불이 무대의 한가운데에 들어왔다. 그리고 상반신을 벌거벗고 허리에 치마 같은 헝겊을 두른 수 십 명의 남자들이 여러 겹으로 동심원을 그리며 책상다리를 하고 앉기 시작한다. '케착 댄스'는 라마야나의 이야기가 발리무용으로 진행되며, 남자들이 둘러앉은 원의 중앙공간에 여자무용수와 악마가 잇달아 등장하면서 무용극의 형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남자들은 리듬을 맞출 뿐만 아니라 합창을 하기도 한다.

원숭이로 분장한 '남성 집단' 수십 명이『케착!, 케착!, 착!, 착!, 착!』소리 지르면서 라마야나의 이야기를 진행시킨다. 내레이터 이외는 대사가 거의 없고 '가멜란 음악'의 연주도 없으며 집단이 내는 소리만으로 정경을 꾸려나간다. 이야기는 5막으로 나누어져 있다. 아요디아 왕국의 왕자(라마야나)가 악마에게 유괴된 아내를 흰 원숭이 '하이만'과 원숭이군단의 도움을 받아 악마로부터 구출한다는 것이 줄거리이다.

환상적인 '케착 댄스'가 끝난 후 10Km 남서쪽, 어둠이 깔린 짐바란(Jimbaran) 해변으로 갔다. 이곳은 싱싱한 생선을 맛볼 수 있는 유명한 곳이다. 해변의 작은 무대의 발리무용도 보면서 인도네시아 마지막 밤의 저녁식사를 즐겼다. 식사하는 동안 근처에 있는 구라라이(Ngurah Rai) 국제공항에서는 거의 5분 간격으로 비행기가 내리고 있다.

오후 10시에 덴파사르공항에 도착하고, 다음날 0시 35분에 이륙했다. 지난 20일간에 지나간 여러 곳의 광경이 주마등처럼 눈앞을 지나간다. 이제 한잠 자고나면 내일아침에는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물의 대지'여 안녕!! <끝>

※ 그동안 '물의 대지 인도네시아'를 연재해주신 황규광 동양탄소 고문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회교도가 87%나 있는 인도네시아는 이슬람국가이나 다른 이슬람국가와 다른점이 많았다.
▲여자가 얼굴을 가리는 차도르를 쓰지 않는다.
▲여자도 공공장소서 남자와 똑같이 일을 한다.
▲맥주 등 술은 아무 곳에서나 마실 수 있다.
▲기독교지역에서는 돼지고기도 먹을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