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종속 운영 … 부채 눈덩이
수년전부터 외자유치 등 개방

해는 바뀌었지만 작년부터 이어진 금융위기의 여파는 미국계 은행들의 도산 여파로 아직도 세계는 휘청거리고 있다.

과거 미국을 비롯한 서방 금융 선진 자본국가들은 금융시장의 개방을 무기로 비개방 국가들을 위협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개방에 따른 은행권의 방만한 경영이 독이 돼 버린 상황이다.
희비가 엇갈리는 것은 비단 서방만이 아니다. 동북아 삼강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 중국, 일본 역시도 그렇다.

금융시장 개방이 비교적 느슨했던 중국과 일본의 경우 상대적으로 그 여파가 적은데 반해 97년 IMF 체제를 겪고난 후 다른 두 나라보다 개방의 정도가 컸던 우리의 경우 현재의 미국발 금융 감기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는 중이다.

시장과 따로 논 중국의 은행들

그러면 왜 중국은 금융시장이 이토록 철옹성같이 묶여 있었던 걸까?

이유는 간단하다.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체제 아래서 은행의 경우 계획경제형 시스템으로 정부 정책에 종속돼 왔기 때문이다. 물론 78년 개혁개방 이후 상업은행 개념이 도입되긴 했지만 상당시간 중국의 은행 업무는 정부의 입김 아래 운영돼 왔다. 하지만 시장은 자유시장경제를 지향하는데 반해 은행 시스템은 계획경제 체제가 유지되는 상황이 유지되는 엇박자가 이어지다 보니 자연히 은행의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됐다.
물론 미국의 경우라면 현재 중국 은행 상당수가 부도가 몇 번이 나고도 남을 만큼의 부채 규모였지만 정부에 예속돼 있다 보니 부채는 자연히 나라 빚으로 남게 됐다.

움직이는 거대자본

그래서 점진적으로 시작한 게 은행 시스템의 시장경제화다. 중국 정부는 1999년 자산관리공사를 설립해 국유은행으로부터 부실채권을 이전시키고 2004년부터는 해외투자 유치를 시작하는 등 금융시장 선진화를 꾀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교통은행, 건설은행, 중국은행 등 거대 중국은행들의 주식상장(IPO)은 은행의 자본유치와 더불어 부실규모 축소 그리고 자기자본비율(BIS)의 8%(국제결제은행의 규제기준) 진입 등 그동안 정부 품 아래서 보호받던 병약한 중국은행들이 품속을 벗어나 체질을 강화시켰다.

그렇다고 현재 중국 금융시장이 미국과 영국 그리고 우리나라에 비해 금융시장 규제가 자유롭거나 한 것은 아니다.

아직도 중국 금융시장체제는 발전된 서구나 우리에 비해 약하다. 하지만 그 규모나 향후 성장 가능성은 그 어느 나라보다 전망이 밝은 게 사실이다. 현재 세계 각국이 금융시장의 자율화에서 규제화로 서서히 틀을 옮기고 있는 사이 중국은 점진적 개방화로 세를 불려나가려고 하고 있는 중이다.

따라서 과거 중국 경제의 아킬레스건이라 불려왔던 금융시장이 점차 하나의 주력산업으로 체질 개선을 하고 있는 사이 우리가 그 속에서 무엇을 얻어야 할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시점이다.


/글=박정동 소장 박재정 연구원
인천대학교 중국학연구소 (www.uic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