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 정책 전까진 '매국노'로 인식

국가독점에 민영진출 허용 … 급성장



민영기업을 보면 중국 경제가 보인다

지난 30년 간 이른바 중국의 굴기라고도 표현되는 중국 경제 성공신화의 주연은 민영기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중국 민영기업은 30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괄목할 만한 발전을 해왔다.
불과 30년 전까지만 해도 '자본주의 앞잡이'라는 이름으로 사회주의 오욕(汚辱)의 대명사로 치부돼 왔던 과거에 반해 오늘날에는 중국 GDP의 67%, 전체 세수입의 약 58%(2006년)를 차지하며 오늘날 굴기하는 중국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하고 있는 민영기업을 통해 세계를 무대로 발전해 가고 있는 것이다.

매국노에서 애국자로 탈바꿈

개혁개방 이전, 중국은 민영기업이 존재할 수 없는 사막과도 같은 곳이었다.
이는 마르크스 자본론이 규정한 이른바 '8인 이상 고용업주는 자본가'라는 식의 反시장정책, 反자본주의 정서 때문이었다.
모든 소유는 집단 농장과 인민공사와 같은 정부 소유의 공유제 개념으로 규정된 사회 조직 안에서 개인이나 영리단체가 설립하는 기업의 성장은 불가능한 것이었다.
하지만 1978년 개혁개방 정책을 시작으로 이뤄진 공유제에서 사유제에로의 점진적인 전환은 그동안 철저히 '자본주의 매국노'로 인식돼 왔던 민영기업가를 '애국자'로 변신시켰다.
오히려 그동안 중국 경제의 핵심 역할을 해왔던 국유기업들이 방만한 경영과 급속히 발전하는 중국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지 못하며 나라 살림의 짐이 돼 버렸다.
그리고 2005년에 이뤄진 '비공유제 경제 36조항'에서도 알 수 있듯, 현재 중국은 그동안 국가가 독점해 왔던 산업에 대해서도 민영기업의 산업 진출 기반을 마련해 줌으로써 성장하는 민영기업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중국 민영기업은 중국의 세수, GDP, 수출 등 전 분야에 걸쳐 막대한 비중을 점하고 있다.
2006년 기준으로 민영기업은 중국 전체 세수입의 약 58%,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7%, 수출에 있어서는 현재 26%를 점하며 이제는 민영기업 없이는 중국을 논할 수 없을 만큼 민영기업의 경제적 지위는 막강하다.
위기를 기회로
하지만 최근 전 세계적 경기 침체 상황은 중국 민영기업에도 시련일 수밖에 없다.
선전과 동관 등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소규모 공장들이 연쇄 부도 사태를 맞고 있다.
하지만 중대형 민영기업들에게 이번 위기는 오히려 선진기술 흡수와 사업영역 확장의 기회로 여겨지고 있다.
즉 그들에게는 저가 매입의 타이밍이 왔다는 것이다. 전부터 중국 민영기업은 IBM PC부문 인수와 영국 로버자동차 인수 사례처럼 꾸준히 세계 기업 사냥에 나서며 기술 흡수와 시장 영역 확장을 통해 몸집 불리기를 해왔다.
현재 중국이라는 거대 소비시장을 근거로 아직도 무한한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는 중국 민영기업이 이번 경제 위기를 통해 얼마나 많은 것을 얻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글=박정동 소장 박재정 연구원


인천대학교 중국학연구소 (www.uic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