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12일 오후 시민들이 본격적인 귀성 행렬에 나서면서 전국 고속도로 곳곳에서는 시간이 갈수록 지.정체 구간이 늘고 있다.

   특히 이번 추석 명절은 사흘 간의 짧은 연휴로 과거 어느 때보다 극심한 교통정체가 예상된다.

   한국교통연구원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귀성길 출발은 13일(53.4%), 귀경길 출발은 15일(52.7%)에 집중될 전망이다.

   ◇ 고속도로 정체구간 늘어 = 귀성길 첫날 고속도로는 오전에는 정상적인 소통 상태를 보였지만 오후에 접어들면서 점차 정체구간이 늘어가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오후 2시40분 기준 경부고속도로 오산IC∼안성분기점 13km, 안성IC∼천안IC 20km 등 모두 52km 구간에서 지.정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영동고속도로 역시 마성IC∼용인IC 4.1km, 용인IC∼양지IC 8km, 이천IC∼여주 분기점 8.7km 등 모두 27km 구간에서, 서해안고속도로는 팔곡∼매송IC 3.8km, 매송IC∼비봉 4km, 당진IC∼서산IC 16km 등 모두 58km 구간에서 지.정체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중부고속도로의 경우 동서울요금소∼산곡 4.3km, 곤지암IC∼서이천IC 10.7km, 호법∼일죽IC 16.7km 등 34km 구간에서 차들이 가다서다를 반복하고 있다.

   오후 2시 기준으로 구간별 소요시간(톨게이트기준)은 서울-부산 6시간 10분, 서울-목포 5시간 10분, 서울-광주 4시간 40분, 서울-대전 3시간 20분, 서울-강릉 3시간 20분으로 평소에 비해 1시간 반 이상 더 걸리는 것으로 집계됐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본격적인 고속도로 혼잡은 퇴근한 직장인들이 귀경에 나서는 오늘 밤부터 시작돼 내일까지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고속도로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12일 오전 6시부터 15일 자정까지 경부고속도로 한남대교 남단-신탄진 IC(141km) 구간 상ㆍ하행선에서는 6인 이상 탑승한 9인승 이상 승용ㆍ승합차만 진입을 허용하는 버스전용차로제가 실시된다.

   고속버스와 시외버스의 출발, 도착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남부시외버스터미널-서초IC 구간과 사평로 삼호가든 사거리-반포IC 구간 양방향에서는 임시 버스전용차로제가 시행된다.

   12일부터 14일까지 경부고속도로 수도권 일부 IC에서는 진ㆍ출입이 통제된다.

   ◇ 기차역ㆍ버스터미널 귀성객 `들뜬 분위기' = 서울 시내 주요 기차역과 버스터미널에는 오후 시간대에 접어들면서 고향으로 떠나는 시민들로 북적거리고 있다.

   서울역의 경우 하행선 열차는 좌석표가 모두 매진됐고 입석표만 일부 남아있을 정도로 `귀성 전쟁'이 치열하다.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으로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하행선 KTX의 예매율은 98%, 새마을호는 97.6%, 무궁화호는 99.9%다.

   하루 동안 전국적으로 기차를 이용하는 승객은 모두 37만3천여명이며 이 중 절반에 가까운 15만4천여명이 서울과 수원에서 출발하는 귀성객으로 분류된다.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에서는 아침부터 매표소마다 10명 이상이 줄을 서서 고향 가는 차표를 구입하는 등 명절 분위기를 내고 있다.

   학교와 대다수 직장이 휴업을 하지 않은 탓에 가족 전체보다는 혼자 내려가거나 부부 단위로 버스에 오르는 시민들이 많았다.

   고속버스운송사업팀에 따르면 오후 1시 기준으로 고속버스를 이용해 서울을 떠난 승객은 2만1천여 명이며 이날 자정까지 3만∼4만 명이 더 귀성길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고속버스 예매율은 현재 75%에서 오후들어 더욱 빠른 속도로 올라가고 있다.

   아내와 함께 고속버스를 이용한 김덕규(53.자영업)씨는 "아이들이 학교에 가 아내하고만 고향에 간다"며 "`토∼월'과 `금∼일'을 놓고 고민하다 빨리 다녀와서 월요일에 푹 쉬는 게 좋을 것 같아 가게 문을 닫고 오늘 나섰다"고 말했다.

   회사원 강미현(34.여)씨는 "오늘 휴가를 내고 왔는데 남편이 회사에서 휴가를 쓰지 못해 먼저 내려간다"며 "추석이 짧아서 좀 서운하지만 오랜만에 친척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기대했다.

   ◇ 항공기 국내선 `북적', 국제선 `한산' = 짧은 연휴 탓에 비행기를 이용해 고향을 찾는 귀성객들이 늘어난 반면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 숫자는 크게 줄었다.

   이날 김포공항을 출발해 지방 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편은 모두 매진됐다.

   김포공항에서는 12∼16일 국내선만 정기 1천307편, 부정기 100편, 임시 133편을 합해 모두 1천540편의 항공편이 귀성객을 실어 나를 예정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정기편은 예약 시작 30분 만에 모두 매진됐으며 특별 편성한 임시 항공편 역시 10여분 만에 모두 매진됐다"고 전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이날 뿐 아니라 13일까지 지방행 항공편이 모두 매진됐으며 한성항공은 14일 오전까지 제주행 항공편이 모두 매진된 상태라고 밝혔다.

   반면 인천국제공항의 13∼15일 국제선 예상 이용객은 출발 10만5천390명, 도착 10만6천39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하루 평균 15.4%나 줄어들 전망이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예년에 비해 추석 기간이 짧은데다 최근 유가 상승과 경기 침체로 전반적으로 여객 수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짧은 연휴에도 귀성객은 늘어 = 이번 추석 연휴에는 사흘이라는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고향을 찾는 사람이 지난해보다 오히려 많을 것으로 보인다.

   국토해양부는 12∼15일 지역간 이동 인원이 전국에서 3천440만명(하루 평균 688만명)으로 지난해보다 2.3%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경찰청도 추석 연휴 기간의 고속도로 통행량이 1천644만여대로 지난해보다 0.6%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연휴 기간에 고속도로를 이용해 승용차로 이동할 경우 평균적으로 걸리는 시간은 서울∼대전 5시간40분, 서울∼부산 9시간50분, 서울∼광주 9시간10분, 서울∼목포 8시간30분, 서울∼강릉 5시간20분일 것으로 예상된다.

   귀성길은 13일 오전 6시부터 정오 사이, 귀경길은 14일 정오부터 오후 6시까지 정체가 가장 극심할 것으로 국토해양부는 분석했다.

   귀성길과 귀경길 교통관리를 위해 경찰은 12일 오전 6시부터 15일 자정까지 4일 동안 전국의 고속도로와 일반 국도에 하루 최대 4천895명의 경찰관과 헬기 및 순찰차 2천315대를 동원해 특별 교통관리를 실시한다.

   국토해양부도 12∼15일을 추석 특별교통대책 기간으로 정하고 철도와 고속버스, 시외버스, 항공기 운항 횟수를 평소보다 늘렸다.

   이 기간 철도는 객차 수가 하루 평균 458량 늘어난 5천551량이 운행되고 고속버스는 예비차 114대가 투입돼 하루 평균 운행 횟수가 638회 늘어난다.

   시외버스는 상용차 7천927대, 예비차 260대가 투입되고, 국내선 항공기는 평상시보다 14% 늘어난 하루 평균 317회가 운항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