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는 3일 북한의 영변 핵시설 복구와 관련, "북한이 저장소에 보관했던 일부 장비들을 이동시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숀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 요원들과 우리 감시단원들이 현지에 여전히 남아 있고 북한의 행동을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다"면서 "현지 정보를 토대로 판단할 때 이동시킨 장비들이 핵시설을 재건하거나 재조립하는데 사용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 이상의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매코맥 대변인은 그러나 "북한은 자신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 지를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미국과 중국, 일본, 한국, 러시아는 이것을 북한에 분명히 해왔다"고 지적하고 "그들이 해야 할 일은 검증체제를 마무리하는 것이고 검증체제는 국제적으로 인정된 기준 이상은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은 검증 의무를 충족해야 하고 검증체제를 마무리해야 한다"며 "그것이 이뤄져야 앞으로 나갈 수 있고 우리는 의무를 완전하게 이행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매코맥 대변인은 또 북한의 핵시설 복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중국 측의 요청으로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4일부터 이번 주말까지 중국 베이징(北京)을 방문할 계획이며 성 김 대북협상특사가 동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힐 차관보가 이번 중국 방문 기간에 북한 측 대표들과 만날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떤 계획이 있는지 현재로선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매코맥 대변인은 힐 차관보의 중국 방문을 요청하면서 중국이 핵 검증의정서와 관련, 어떤 제안이나 중재안을 제시했느냐는 물음에 중국 측으로부터 어떤 이야기를 들었는지 모른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북핵 6자회담 한국 측 수석대표인 김 숙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미국 측 수석대표인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오는 5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만나 북한의 영변 핵시설 복구 문제와 관련, 대응책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미국을 방문중인 한국정부 고위당국자가 전했다.

   매코맥 대변인은 북한의 핵시설 복구시도에 대한 미국의 추가 제재 가능성을 일단 부인했다.

   그는 "누구도 현 시점에서 기존에 취해지고 있는 것 외에 다른 제재 방안을 이야기하고 있지 않다"며 "이미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들과 양자 규제조치들이 취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매코맥 대변인은 이번 조치가 북한에 의해 불시에 취해져 놀라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다른 6자회담 당사국 뿐만 아니라 북한과도 검증체제를 마련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접촉하고 있었고 그 과정에서 북한의 불만을 들었다"며 "우리가 놀랐다고는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 국무부 고위관계자는 북한의 이번 조치에 대해 사전 통보를 직접 받은 사실은 없다고 전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미국 국무부가 북한이 영변 핵시설에 저장돼 있던 일부 설비들을 이동시키기 시작했지만 핵시설 복구를 시도하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