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하루에 27원이나 폭등하는가 하면 종합주가지수가 60포인트나 폭락하고 채권금리도 상승하는 등 금융시장이 '패닉' 상태를 나타냈다.

   특히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은 서로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가파르게 추락해 투자자들을 극도의 공포로 몰아넣었다.

   금융시장이 이처럼 흔들리는 것은 9월 금융위기설에 대한 불안감이 가시지않고 있는 상황에서 무역수지 적자가 지속되고, 미국 멕시코만에서 북상하고 있는 허리케인으로 국제유가가 다시 오를 것이라는 전망 등이 결합되면서 눈덩이처럼 커졌다.

   1일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지난 주말보다 달러당 27.00원 폭등한 1,116.00원으로 거래를 마쳐 2004년 11월3일 1,116.20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환율은 3.00원 오른 1,092.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뒤 매수세가 폭주하면서 장중에 1,123.80원까지 상승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달러화 강세와 주가 급락의 여파로 환율이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9월 위기설에 대한 우려가 진정되지 않고 있는 점도 달러화 매집세를 확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 달 무역적자가 7개월 만에 최대폭을 기록하면서 연간 누적 적자가 100억 달러를 넘어선 점 역시 환율 급등에 일조했다.

   주가도 추락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9.81포인트(4.06%) 내린 1,414.43으로 마감했다. 이날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1.10포인트(1.43%) 내린 1,453.14로 출발한 후 개인의 매도 공세가 거세지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낙폭을 키웠다.

   지난 주말 미국 증시가 하락한 데다 허리케인급으로 격상된 열대성 폭풍 구스타브의 북상이 미국 연안의 석유 관련시설을 파괴할 수 있다는 우려가 국제유가 상승에 대한 불안을 높였다.

   환율 급등의 영향으로 채권 금리도 급등세를 보였다. 3년 및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오후 3시20분 현재 연 5.97%, 5.88%로 모두 지난 주말보다 0.11%포인트 올랐다.

   정부당국은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9월 금융위기설 진화에 애쓰면서 철저한 상황점검과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외채 증가는 우리나라의 경제규모가 커지고 기업.개인의 대외거래가 활발해짐에 따른 불가피한 현상"이라면서 "외채 증가에 따른 위험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이날 오전 간부회의에서 금융시장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와 조기경보시스템 및 시나리오별 대응전략 정교화, 저축은행 등 취약한 부분에 대한 정밀대응을 주문했다.

   김종창 금융감독원장도 "금융회사들의 중장기 외화유동성 차입에 애로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단기자본의 차환 연장에는 문제가 없어 과거와 같은 위기 가능성은 없다"며 "그러나 잠재 위험 요인에 대해서는 철저히 점검해 선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