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폰 박물관 -폰 박물관'에 가보자. 하루가 색다르다.
'세계 최초의 휴대전화 전문 박물관을 아시나요?', 이동통신의 역사도 공부하고, 향기로운 차도 마시고 따뜻한 봄날 오갑산 '폰박물관'으로 소풍오세요. 봄바람이 살랑 부는 요즘 온 가족이 함께 아름다운 자연속에서 향기로운 차 한 잔을 마시며, 전화기 및 휴대전화의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지난4월 19일 여주군 점동면 당진리 오갑산 자락에 위치한 예터문화공간에 휴대전화를 테마로 하는 세계최초의 폰박물관(관장·이병철)이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100년이 넘는 유선 전화기부터 최신식 휴대전화까지 전화기에 대한 모든 것을 볼 수 있다.

폰박물관 바로 아래에 있는 '그림 그리는 카페'에서는 숲속에 위치한 그림 같은 공간에서 따뜻한 차 한 잔의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
신록의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아이들과 함께 손잡고 오갑산 자락으로 봄나들이를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대자연이 먼저 반기는 예터 문화공간

점동면 당진2리 마을 안쪽길을 따라 오갑산 방향으로 올라가다 보면, 길 옆으로 흐르는 아름다운 계곡이 먼저 방문객들을 반긴다.
점동면을 품고 있는 여주의 명산 오갑산 계곡은 물이 깨끗하고 풍광이 아름다워 여름철 피서지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주말 따사로운 봄 햇살을 맞으며 아이들과 함께 오갑산 맑은 계곡물에 발을 담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러한 대자연을 만끽하면서 계속해서 올라가면 오갑산 수련원 위쪽으로 예터문화공간이 나온다.

▶전화관련 유물만 1천600점, 세계최초의 폰박물관
예터문화공간의 '폰박물관'은 휴대전화를 주테마로 하는 세계최초의 휴대전화 박물관이다.
비록 휴대전화 전문박물관을 표방하기는 했지만 근현대 통신의 역사화 휴대전화의 뿌리를 알리기 위해 통신과 관련된 유물을 모두 망라하고 있다.
모스 코드를 송수신하는 무선전신기부터 130년전 벽걸이 교환기를 비롯한 각종 교환기·인터콤, 자석식·공전식·자동식 유선전화기, 차량전화와 가방폰, 아날로그 폰과 무선호출기(삐삐), 시티폰, 공중전화, 군용전화, 그리고 휴대전화에 이르기까지 1천600점의 전화 유물이 시대와 테마에 따라 전시돼 있어 아이들의 교육에도 그만이다.

▶ 20가지 테마 전시, 이동통신 역사 공부

박물관에는 차량전화, 포터블 폰, 초기 마이크로택 및 스타택 시리즈 등 초기아날로그 세대(1세대) 휴대전화부터 최근 3.5세대 휴대전화까지 세대별로 전시돼있으며, 국내최초의 기능을 탑재한 휴대폰, 세계 최초의 기능을 탑재한 폰,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수상 폰, 슬림폰, 카메라폰의 역사, 디자인의 변천사, 텐 밀리언셀러 그룹, 희귀 폰(한정 발매 폰·특별제작 폰·제휴 폰) 등 20가지 테마로 다양하게 전시돼있어 휴대전화의 모든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

▶ 딱딱한 박물관은 그만, 모든 세대가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곳
대부분의 사람들이 박물관 하면 딱딱하고 재미없다는 이미지를 떠올린다.
이는 사립박물관 뿐만 아니라 국공립 박물관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폰박물관은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세대라면 누구나 추억을 공유할 수 있어 중장년층부터 청소년까지 다양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중장년층은 '망치폰'이라 불렸던 휴대전화와 카폰 등을 보며 옛 추억을 회상하고, 구하기 힘든 희귀 폰들은 청소년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 왜 폰박물관인가?

어려서부터 우표 수집이 취미였다는 이병철 관장은 전화기 외에도 다양하고 방대한 생활사 유물들을 소장하고 있다.
그런데 왜 세상에 나온지 20년 밖에 안 된 휴대전화 박물관인가? 혹 사람들은 50년도 안 된 것들이 유물로서 가치가 있냐고 묻기도 했다고 한다.
이병철 관장은 박물관 개관 배경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휴대전화는 오늘날 우리생활과 가장 밀접한 물건이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세계 휴대전화 시장의 20%를 점유하고 있으며, 1천만대 넘게 내다판 텐 밀리언셀러가 여섯 가지나 되고, 수출에서는 단일품목으로 세계 2~3위를 오르내리고, 시시각각 새로운 기능을 가진 휴대전화를 선보이는 등 세계 휴대전화 기술을 선도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명색이 휴대전화 세계 최강국이라는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20년 전 아날로그 휴대전화는 물론, 발매한지 4~5년 전 휴대전화, 그 뿐만 아니라 세계 최초의 기능을 얹은 전화기조차 거의 남아있지 않다. '겨우 20년'이라는 생각 때문에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틈에 귀금속을 빼낸답시고 파쇄하거나 저개발국으로 대량 수출했다. 또 보상판매제 탓에 개인들의 추억을 담아 보관하지 못하고 판매점에 넘겼다. 단말기 제조사들조차도 자신들의 제품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 몇백년 전 생활유물도 많이 남아 있는데, 10억개 넘게 만든 요즘 것들이 거의 다 없어진 것이다. 앞으로 휴대전화 강국인 우리나라 후손들에게 우리는 무엇을 보여줄 수 있을 까요?"
돈벌이에만 급급해 '기록'의 의미를 잃어가는 요즘 세태가 씁쓸해 지는 대목이다.

이병철 관장은 "우리가 후손에게 자랑스럽게 물려줘야 할 휴대전화 유산 가운데 세계 최초 카메라 폰인 삼성 SCH-V200과 최초 MP3 폰인 SPH-M2500(외장 MP3 포함)을 구하고 있다"면서 "기증하시는 분께는 충분히 사례하고, 기증자 표찰을 만들어 전시품 옆에 놓을 예정"이라고 했다.

/여주=김광섭기자(블로그)g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