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으로 떠나는 봄나들이
주말이면 가족과 연인끼리 나들이를 준비하면서 겨우내 남았던 칙칙한 분위기를 떨쳐내기란 수도권 일대에선 '포천'보다 더 좋은곳이 있을까.
꽃 피는 춘(春) 삼월(三月)이라 했던가. 봄이 오는 소리에 두꺼운 옷 벗어 던지고 산으로 들로 나들이를 떠나고, 시골 장터엔 온갖 봄 나물들이 가득하며, 가슴 속에 봄을 맞은 연인들의 얼굴엔 세상을 빛나게 하는 행복의 꽃이 무럭무럭 피어나는 계절이기도 하다. 겨우 내 움츠렸던 꽃망울이 부끄러운 듯 살포시 내미며, 영상 10℃를 웃도는 날씨가 연일 이어지는 이 때 향긋한 허브향이 연인들과 가족들을 부르고 있다.
겨울이 지나고 해가 길어지면서 발걸음도 한결 가벼워졌다. 황사 소식이 있지만, 봄 오는 소리는 전국 곳곳에서 들려온다. 자연이 살아있는 천혜의 관광지를 자랑하는 포천시가 가족과 연인들을 위해 '3월 테마여행으로 가볼만한 곳'을 추천했다.


동화 속 꽃세상 '허브아일랜드'


서울에서 의정부를 거쳐 43번 국도를 따라 약 1시간 가량 달리면 포천시가지가 눈앞에 다가온다.
포천시내를 거쳐 의료원 뒷 방향인 87번 국도를 따라 가다 하심곡 사거리에서 좌회전하면 368번 지방도를 따라 약 20분 가량 달리면 향긋한 잣 향기냄새가 가슴속까지 스며드는 것이 겨우내 찌든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기분이 든다.
허브 아일랜드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봄의 한가운데에 들어섰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다.
심호흡을 하면 갖가지 꽃향기가 가슴 속 깊숙이 스며드는 것이 모처럼 일상 탈출을 잘 했다는 포만감이 절로 일어난다.
허브 아일랜드는 지난 98년 당시 포천시 신북면 삼정리 산정초등학교 뒤산 자락 언덕배기에 3만여㎡의 넓이로 허브와 관련된 모든 식물들과 갖가지 조경이 어우러져 조성 돼, 올해로 10년째를 맞는다.
허브 아일랜드는 이름 그대로 '허브 섬'. 약 2000종에 이르는 허브식물의 모든 것이 농원을 뒤덮은 가운데 연인들과 가족들이 좋아하는 아기자기하면서도 다양한 아이템의 허브관련 시설이 조화롭게 배치 돼 있다.
입구를 지나면 하얀색 2층 목조건물이 보이며 이곳 목조건물인 체험장에 들어서면 종업원이 우선적으로 시원한 허브오일을 방문객의 목에 발주며, 허브커피와 "두통과 신경통, 감기 등에 효과가 있다"는 '페퍼민트차'를 무료로 한 잔 마실 수 있다.
또한 길을 따라 걷다보면 아기자기한 카페와 곳곳에 놓인 예쁜 장식물 등이 마치 동화 속 세상에 온 듯한 기분을 느끼게하며, 허브베이커리를 비롯, 여러가지 허브로 만든 제품을 살 수 있는 쇼핑몰에선 수천 종의 제품이 코너마다 고급스럽게 진열 돼 고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주말이면 수도권 상춘객들 수천여 명이 이곳을 찾아 젊음의 추억을 만들고 돌아간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가족 또는 연인들끼리 곳곳을 둘러보다 허브이동갈비와 허브비빔밥, 허브커피, 허브빵 등 허브를 이용한 여러가지 음식들을 맛 보며 또다른 봄의 향기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천혜의 관광지 '산정호수'


연간 백여만 명에 달하는 관광객들이 찾는 또 다른 이색적인 테마 여행지로 손꼽히는 산정호수는 옛부터 명성 그대로 연인들과 가족나들이 장소로 전국에 유명세를 타고 있다.
삼국사기(三國史記)에서 궁예(弓裔)가 한강유역 진출거점으로서 명성산을 중심으로 군보급기지인 남창과 북창을 만들었으며 군내면 하성북리 소재 반월산성을 적극 이용하는가 하면 왕건의 쿠데타과정에서 마지막까지 군사적 접전을 벌였던 이곳 명성산은 산정호수 억새꽃축제로 전국에 알려져 있다.
전국의 등산객들이 한번쯤은 꼭 찾는 곳으로 기암절벽과 전설의 산에서 폭포수가 떨어져 암반에 소가 이뤄진 물빛의 청청함때문에 선녀가 놀았다는 비선폭포, 용이 폭포수의 물안개를 따라 등천했다는 등룡폭포, 궁예왕이 왕건 군사에 쫓겨 은신했다는 자연동굴 등 명소가 많아 천혜의 관광지로 꼽히고 있다.
일상 생활의 탈출로 체력단련 하면서 꽃 구경도 하고, 님도보는 이색적인 봄 나들이로 더욱 즐거운 한 때를 보낼 수 있다.
특히 명성산 줄기를 따라 북쪽으로 조금 가다보면 궁예가 도망가면서 잠시 앉아 쉬었다는 큰 바위가 있는데 이 바위의 한 가운데에는 움푹 패인 자국이 있으며 궁예와 그의 군대가 숨어 지냈다는 동굴이 그 때의 상황을 알려주기라도 하듯 흔적만 남은채 고요함속에 묻혀 있으며, 넓은 호수의 맑은 수질과 인근의 아름다운 산세와 어우려진 호수 주변 산책로는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최상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초록빛 가득 머금은 '평강식물원'


지난해 문을 연 산정호수 인근 우물목 산자락에 펼쳐진 평강식물원은 30여 만㎡의 넓은 면적에 자연을 이용한 고층습지와 고산습원, 암석원, 습지원, 이끼원, 만병초원 등 12개 테마정원에 5천여 종의 식물이 봄을 맞아 갖가지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다.
평강식물원이 자랑하는 암석원의 넓이만 5만5천여 ㎡에 이르며, 백두산, 한라산, 히말라야, 로키 산맥 등 세계의 고산 지역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고산식물과 바위에 붙어사는 다육식물(多肉植物)이 심어져 있다.
고산식물은 저지대에서는 발육이 좋지 않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이곳 평강식물원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밀양의 얼음골과 돌산의 풍열지대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특수한 조성기법을 고산식물에 도입,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 하고 있다.
우물목이란 명칭에 걸맞는 고층습원 주변에 놓인 나무데크를 따라 걷다 보면 한나절이 금방 간다. 곳곳에 쉬기 좋은 나무 벤치도 마련되어 있어 연인들 또는 가족끼리 느긋하게 봄바람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평강식물원은 최근 봄 맞이 상춘객들에게 '맞춤형 체험학습'을 제공하기 위해 '푸른 수업'을 강조하는 교육프로그램으로 새롭게 개편, 시각과 청각, 촉각, 미각, 후각을 자극하는 오감체험, 즐겁게 놀면서 배우는 놀이체험, 자신의 실력을 맘껏 뽐내는 만들기 체험 등을 준비하고 있다.
푸른 수업 외에도 식물원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새로운 이해와 통찰력, 열의,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식물원에 대한 필요성을 일깨워주는 식물원 가이드와 가족과 연인을 위한 다양한 만들기 프로그램으로 체험과 보는 즐거움을 더해주고 있다.
이렇듯 포천지역은 봄꽃 구경을 마음껏 할 수 있는데다 수도권 인접지역이란 잇점으로 많은 관광객들이 테마여행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주말 상춘객들에겐 더 없이 좋은 볼거리가 지천에 깔려 있다.
이외에도 최근 관광객들을 맞이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온천욕과 더불어 겨우내 찌든 모든 시름을 한꺼번에 잊을수 있는 참숯가마도 유행을 타고 있다.
꽃구경으로 하루의 피로가 지칠대로 지친 관광객들을 위해 준비된 일동지역의 유황천, 이곳에 들르면 지하 1천여 m에서 용출되는 국내 최고의 유황천 수질이 매끄러우며 부드러워 갱년기 장애, 노화방지, 피부 미용에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관광객들의 피로를 풀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 주고있다.
또한 국내산 참나무만을 엄선, 1천300℃의 고온에서 숯을 구원낸 황토 숯가마에서 즐기는 찜질은 가족단위 웰빙 건강코스로 최고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숯이라면 강원도 산골짜기에서만 볼 수 있는 곳으로 연상되고 있지만 최근 포천지역에서 흔히 찾아 볼 수 있는 곳이 참숯 황토가마다.
47번 국도를 따라가다보면 스키장으로 유명한 내촌면 베어스타운을 지나 소학리 수원산 자락 기슭에 위치한 내촌 참숯가마. 이곳은 주말이면 노약자는 물론, 가족단위, 연인끼리 또는 주부들이 즐겨찾는 곳이다.
몸 속 노폐물을 황토숯 가마에서 뿜어내는 뜨거운 열기로 배출할 때 쌓이고 쌓인 피로가 한꺼풀씩 벗겨지며, 숯가마에서 나오는 원적외선이 피부를 보호하며, 욱신거리는 몸 또한 말끔히 씻어내는 탁월한 효과에 주부들에겐 더 없는 인기 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이곳에서 제공한 참숯으로 구워낸 삼겹살 한점에 이동 막걸리 한잔이면 세속의 시름을 잊어버리기 딱 좋은 곳으로 산뜻한 봄맞이 주말 여행으로 사랑하고 사랑받는 봄 연인들의 마음을 새롭게 다짐하는 테마 여행지로 포천지역은 흠 잡을 곳 없는 곳이다.
이 밖에 또 다른 웰빙코스가 지천에 깔려 있으며, 찾는 곳이 궁금하면 포천시청 공보관광담당관실(031-538-2067~9)로 연락하면 상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포천=김성운기자 blog.itimes.co.kr/swkim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