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액션 '원스어폰어타임'서 주연
"'원스어폰어타임'은 그냥 웃기기만 한 평면적인 코미디 영화가 아닙니다. 일반인이 1940년대에 대해 갖고 있는 일반적인 상식을 깨는 아이러니와 페이소스가 이 영화에는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그런 묘한 느낌이 좋아서 영화 출연을 결심하게 되기도 했고요."
1940년대를 배경으로 한 정용기 감독의 코믹액션 영화 '원스어폰어타임'에서 남자주인공인 경성 최고의 사기꾼 봉구 역을 맡은 박용우(37)는 1시간 남짓한 인터뷰 내내 영화의 당위성 옹호에 열성이었다.

   '원스어폰어타임'은 그동안 일반적으로 '한민족의 암흑기'로 묘사돼온 1940년대를 경쾌하고 코믹한 터치로 그려내 관심을 끌고 있는 작품.

   "저는 코미디의 본질이 아이러니와 페이소스라고 생각해요. 그냥 웃기기만 한 평면적인 코미디보다는 우리 영화처럼 코믹한 설정 속에 심각함이 숨어 있고 심각함 속에 유머가 도사리고 있는 영화가 훨씬 매력적이죠. 다만 대중이 이 같은 설정을 얼마나 편하게 받아들이느냐가 관건인 것 같습니다."
그가 맡은 봉구는 전도유망한 재력가로 알려졌지만 실상은 천의 얼굴을 가진 경성 최고의 사기꾼.

   석굴암 본존불상의 미간에 박혀 있었다는 전설의 보물 '동방의 빛'을 차지하기 위해 일제 군부와 정면대결을 펼친다.

   "1940년대라고 해서 모든 사람들이 다 독립운동만 했던 것은 아니겠죠. 그 당시에도 그 시대의 한이나 암울한 느낌과는 상반되는 쪽에서 생활했던 사람들이 있었을 겁니다. 풍류와 낭만을 알고 어떻게 보면 자유로움과 진솔함, 쿨함 등의 단어로 표현할 수 있는 부류의 사람들이죠. 그들을 비난할 수도 있겠지만 어찌 보면 당당하고 어찌 보면 자유로웠던 사람들이 아닐까요. 전쟁 속에서 낭만이 있듯이 말이죠. 그런 것이 바로 저희 영화가 갖고 있는 아이러니와 페이소스의 매력이 아닐까 합니다."
박용우는 다양한 얼굴을 가진 배우로 알려져 있다. 특정한 이미지를 대변하는 강렬한 카리스마는 없지만 다양한 장르의 배역을 고루 소화할 수 있는 배우라는 평가다.

   "그렇게 평가해주시면 감사하죠, 뭐. 제가 추구하는 것이기도 하구요. 가령 '최민수=터프가이' 식으로 특정 이미지를 대변하는 배우들도 있지만 보시다시피 저는 매우 평범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기도 어렵고 그렇게 되기를 원하지도 않습니다. 고정 이미지가 없는 거죠. 제가 좋아하는 배우가 조니 뎁인데, 그는 메이저 영화건 마이너 영화건 가리지 않고 출연해 정말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냅니다. 제가 추구하는 것도 그런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