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밤 10시30분, 파출소에서 불과 20여m 떨어진 부평구 부평동 B컴퓨터게임장 안.

 30여대의 「트로피」라는 슬롯머신 형태의 전자게임기 앞에 줄지어 앉아 게임에 열중하던 사람들은 요란한 전자음에 넋을 놓고 있었다.

 원래의 게임규정은 배팅(걸기) 한 번에 10원. 그러나 12배로 배팅을 해야만 경품을 탈 수 있도록 자체 규정을 내걸어 대부분 12배인 120원을 내고 한 번씩의 배팅을 한다.

 경품제공도 불법. 25일부터 발효된 관련법은 2만원 이상 되는 경품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이 업소에서는 일제 CD플레이어를 비롯해 즉석 카메라 냉장고 오디오 등 수십만원이 넘는 경품을 버젓이 경품으로 진열해 놓고 손님을 부르고 있다.

 게임기에 열심히 동전을 집어 넣던 30대의 한 주부는 밤 10시20분이 되자 『아이들이 학원에서 올 때가 넘었다』며 마지못해 일어났다. 4만원을 잃었다는 푸념과 함께.

 20대부터 50대까지 손님들은 다양했다.

 불법·편법으로 운영하는 성인게임업소는 부평역전 파출소 인근의 4개 등 인천시내에만 줄잡아 50여개가 넘는다.

 이들 업소가 사용하고 있는 게임기는 「트로피」나 「줄리라인」 등 게임의 형식만 슬쩍 바꾼 사실상 슬롯머신인 사행기계다.

 특히 이들 업소중 상당수는 입구쪽에는 청소년오락실을 설치해 그저 평범한 오락실인 것처럼 위장해 놓고 안쪽이나 지하 또는 2층에 성인용 게임기를 설치해 놓고 있다.

 결국 성인뿐 아니라 청소년들의 호기심도 부추기고 있는 셈.

 관계당국의 단속은 거의 없다. 짧은 시간에 떼돈벌이가 가능해 몇달만이라도 단속을 피하기 위한 업소들의 로비가 만만찮다는 업계의 얘기다.

 슬롯머신처럼 아예 버젓이 돈을 주는 곳도 있다.

 그동안 2번이나 적발된 부평 모호텔 내 성인게임장(오락실)은 단속의 눈길을 피해가면서 여전히 영업중이다. 불법 슬롯머신업소다.

 인천시내 상당수의 성인게임장이 이처럼 아예 돈을 주면서 영업을 하고 있지만 단속은 항상 뒷북이다. 단속을 당하면 업주는 이른바 바지사장으로 불리는 또다른 대리사장을 내세워 영업을 한다. 〈사회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