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몸무게 등 발육지표 증가폐활량·달리기 등 체력 감소
중국에서도 지난 20여년 동안 생활환경의 변화 등으로 인해 청소년들의 체격은 전반적으로 많이 커진 반면 체질 및 체력 수준은 심각할 정도로 낮아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청소년들의 체질 및 체력 저하에 대해 가장 직설적으로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인물은 2003년 중국을 공포로 몰아 넣었던 사스(SARS.급성호흡기증후군)를 퇴치하는데 '1등공신' 역할을 한 중난산(鍾南山) 중화의학회 회장.
중국공정원 원사(院士)이기도 한 그는 최근 인민일보 기고문에서, 현재 중국 청소년들의 신체적 특징으로 "체격은 크지만 체질수준은 낮다"는 점과 "겉으로는 강해보이지만 속으로는 허약한 현상"을 들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중 회장에 따르면, 지난 1985년부터 지금까지 4차례에 걸쳐 진행된 '전국 청소년 체질건강조사' 결과 중국 청소년들의 체질수준이 계속 낮아져 전국 중학생의 절반 이상, 고교생의 76% 가량, 대학생의 83% 가량이 근시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청소년들의 키, 몸무게, 가슴둘레 등 발육 지표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과는 반대로 폐활량, 달리기, 들기 등 체력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특히 과체중이나 비만 현상을 보이는 청소년의 비율은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여 도시 남자 청소년중 4분의1이 비만.과체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베이징시 교육위원회가 전국민 체질건강검사의 일환으로 실시한 '2005년 베이징시 학생 체질.건강조사연구'에서는 시내 초.중등학생 100명 가운데 25명 가량(25.30%)이 과체중이나 비만이었고, 근시는 초등학생이 31.10%, 중학생이 62.12%, 고교생이 77.88%, 대학생이 86.42%나 됐다.
7-18세 청소년들의 키는 남녀별 및 지역별로 5년 전인 2000년에 비해 평균 0.19-1.24㎝가 더 크고 영양불량이나 흔한 병에 걸린 학생들의 비율은 낮아졌으나 폐활량, 달리기, 지구력, 순발력 등은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중 회장은 "그동안의 급격한 생활환경 변화와는 달리 생활방식은 변화지 않아 '시간차'가 생겼기 때문"이라면서 "시험 위주의 지식교육에도 일부 원인이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시 교육위원회 역시 학생들의 지나친 학습부담과 체력단련 부족에 중요한 원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