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처음 방문한 여인이 필자의 칼럼을 보고 왔다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저는 남편 잘못 만나 그간 힘들게 살았지만, 내 딸 만큼은 제 팔자를 물려주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좋은 이름이라도 지어주고 싶어 지난해 ‘정은기’를 ‘정민주’로 개명해 주었는데 어떤가 해서요.” 간혹 비싸게 지불하고 지었다는 이름이 오히려 본명보다 못할 때가 많다.
 “92년 임신생 본명 정은기의 이름은 재물이 있고 남편 덕이 있으며 이름이 서로 상생하고 있어 오히려 흠잡을 데가 없는 이름입니다. 반면에 정민주는 …” 하는데, 중간에 말을 가로 막았다.
 “은기는 은혜 은(恩)자에 재주 기(技)자가 중년격이 27획이라 매사 하는 일이 중도에서 실패하고, 말년에 고통이 심하며 부부간에 서로 이별하고 불구 단명할 이름이라고 하던데.”
 한문획수로 풀이하면 중년에 해당하는 이격(利格)이 중길격이라 낙마절골지상이라 해서 아주 흉하다. 그렇지만 현재 정은기라는 이름으로 잘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백성 민(民)자에 물 이름 주(湊)자는 물론 획수로는 완벽한 이름입니다. 그런 면에서 잘 지은 이름입니다만 우선 그 이름은 재물이 들어오면 나가기 바쁘고, 아울러 남편 덕이 없는 명운으로 이별수가 있습니다.”
 중심명운에 형제궁 1궁이면 남녀 불문하고 사업을 하더라도 동업은 피해야 하며, 또한 형제간에 재물로 다투기도 잘한다. 고집과 독자성을 가진 반면에 일을 벌려 놓고 스스로 수습하지 못해 측근 등에 미룬다. 따라서 주위의 오해와 불신이 누적되어 대외적으로나 가정적으로 파재가 끊이질 않는다. 또한 편관(偏官: 남편) 7궁과 식상(食傷:자식) 3궁이 서로 나란히 있으면 식상은 편관을 극하므로 남편과 이별수가 예상되며 1궁과 7궁이 중심 명에 있는 사람들이 형제로 인해 고통을 당하거나 불행해진 형제도 있을 수 있게 된다
 상담을 하다보면 이렇듯 개명한 이름이 본래의 이름보다 못한 경우가 허다 하다. 어렵게 개명하여 호적에 올린 이름이 본명보다 못할 때 필자의 마음이 가장 안타깝다.
 다음; 여행은 무사히 다녀오겠는가.
  www.yejiye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