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아무리 밝아도 제 코는 안 보인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자기 자신을 잘 모를 수 있다는 말이다. 필자의 말에 조금만 귀담아 들었어도 그런 엄청난 화는 면할 수 있는 사고여서 더욱 답답했다.
7월 초, 외손주가 집에 놀러왔다고 했다. 어른들이 잠시 외출하고 없는 사이, 라이터를 가지고 장난하다 만들기 한다고 오려놓은 색종이에 그만 불이 붙고 말았다. 종이의 불이 눈 깜박할 사이 번지니까 놀란 손주가 어른들한테 혼날까봐 불을 끄겠다고 우왕좌왕하다 미처 피하지 못하고 질식하여 쓰러지고 말았다. 그때 마침 시장에 갔다 돌아온 딸에 의해 신속히 구조를 요청해 다행히 손주의 죽음은 면할 수 있었는데 심한 화상으로 인해 손주의 몰골은 말이 아니었다. 그나마 빨리 출동한 119에 의해 다른 집으로 번지는 불길을 막아, 최소한 남에게 주는 피해는 막을 수 있어 천만다행이었다. 물론 화재난 집을 복구하느라 재산상의 손실 또한 무시하지 못하지만, 앞으로 평생 불구로 살아가야 할 외손주의 불행은 더 기가 막힌 참혹한 현실이었다. 이렇듯 불행한 과정을 옆에서 지켜본 이웃집 아주머님이 중년한테 필자의 얘기를 들었다며 소식을 전해 주어 알게 되었다.
이사점 괘가 흉하게 나와 만류를 하였음에도 설마‘그럴리가’ 하다가 당한 불행한 소식이었다. 이사를 꼭 해야만 한다고 해서 그러면 빨리 가을이 되기 전에 이사를 한번 더 하라고 일러주었었다. 그런데 그만 무시하는 바람에 그렇듯 끔찍한 사고를 당하였던 것이다. 지금은 봄철이라 卯木에 의해 辰土가 극을 당해 무사하나 가을이 되면 木이 金에 의해 상하게 되므로 辰土가 와서 극세하기 때문에 위험을 알 수 있었다.
젊음과 부귀와 영화는 영원한 것이 없다. 그래서 늘 반대편의 입장에서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가끔은 필요하다. 그래야만 앞으로 한걸음 나아갈 때 한 걸음 뒤로 물러서는 대비를 하게 되는 것이다. 자신의 환경을 현재보다 나은 상태로 바꾸려는 노력은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어차피 바꿀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그 상황을 어떻게 잘 받아들이고 견딜 수 있는가를 생각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더 현명하다 할 수 있다. 모든 화는 방심에서 오고 모든 복은 준비하는 마음에서 온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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