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회사가 선도하는 중국의 항만
 중국의 항만들이 짧은 시간에 미국·일본·유럽 등 선진국 항만과 같은 운영체제를 갖출 수 있었던 것은 세계 최고수준의 노하우를 갖춘 글로벌 부두운영회사들이 직접 부두를 개발하고 운영한 데 따른 것이다.
 이런 회사 가운데 싱가포르 PSA의 중국 투자는 매우 활발하고 적극적인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PSA는 지난 1997년 다롄(大連), 1998년 푸조우(福州), 2001년 광저우(廣州) 터미널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동북 3성의 관문 다롄컨테이너터미널(DCT)은 물동량 처리면에서 칭다오(靑島), 톈진(天津)에 비해 다소 떨어지지만 운영 측면에서는 PSA가 진출한 이후 이 지역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컨테이너 항으로 명성이 높다.
 DCT는 아시아 화물운송산업시상식(AFIA: Asian Freight Industry Award)에서 ‘세계최고의 컨테이너 터미널’(Best Container Terminal Operator)로 지난 1999년부터 2001년까지 3년 연속 수상했다.
 또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조선 해운 관련 전문지 ‘로이드 리스트 마리타임 아시아(Lloyd’s List Maritime Asia)’로 부터 지난 1999년 최고의 터미널로 선정되는 영예도 안았다.
 DCT 하얍콴 총경리는 “다롄터미널은 배가 도착해서 화물을 하역하고 선적하는 모든 과정이 전산화돼 있고 컨테이너를 실은 차량은 화물을 실은 후 흐름이 멈추는 일이 없다”며 운영체제를 자랑했다.
 다롄터미널은 모두 1천460m의 안벽에 5척의 선박이 동시 접안가능하며 수심도 12.5∼14m까지로 5천TEU급의 대형 컨테이너선 들도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시설이 수준급이다.
 이 터미널을 이용하는 선사는 모두 40여 개로 200여 척의 선박이 세계 40여 개 주요항로를 운항하고 있다.
 5개 선석이 처리하는 컨테이너는 올들어 지난달 말까지 131만TEU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증가했다.
 이 곳에서 처리 되는 수출입물량은 중국 동북지역 대외 수출입액의 60% 이상을 처리하고 있다.
 터미널 내에는 부두에서 불과 500m 떨어진 곳에 하얼빈(哈爾濱), 창춘(長春), 선양(瀋陽)을 통해 중국대륙횡단철도와 연결되는 철로가 놓여있다.
 컨테이너 들은 자동운송시스템에 의해 화물열차에 자동으로 실려진다.
 이 열차가 화물을 싣고 운행하면 세관이 설치한 자동 검색기가 차량의 속도와 같이 움직이면서 검색대상 화물을 자동으로 집어내는 것이 특이했다.
 트레일러들의 진출입하는 출입문 운영도 화물 자동감식장치와 카메라를 설치해 별도의 경비인력 없이 운영된다. 운전자는 컨테이너를 싣기전 개인 단말기를 통해 자신이 실은 화물이 어느 곳으로 배달해야되는지를 파악하고 적재와 동시에 목적지로 출발한다.
 반대로 선적을 위해 갖고온 선박은 야적장에 도착하자 마자 대형 컨테이너이동장비에 의해 자동으로 옮겨진다.
 출입문 입구에는 세관사무소가 위치해 화물의 수출입 통관업무를 현장에서 직접 처리하고 있었다.
 이 곳 세관의 검색과 수출입 통관업무는 PSA의 운영시스템에 맞춰져 화물의 흐름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고 있다는 점이 특이했다.
 이같은 첨단 DCT 운영체제는 PSA가 자체 개발한 전산프로그램인 CITOS 시스템에 의해 원격 조정된다.
 선박과 화물차의 이동을 부두에 있는 전산실에서 모두 취합, 분류, 위치추적까지 일괄적으로 파악되고 이를 인터넷을 통해 고객들에게 모든 정보가 제공된다.
 DCT를 이용하는 화주들은 자신의 화물이 현재 어느 곳에 있고 언제 목적지에 배달될 지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PSA는 성공적인 DCT 1단계 부두운영의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부터 2단계 개발공사를 진행 중이다.
 컨테이너선들의 대형화 추세에 맞춰 6천600TEU급 3선석과 8천700TEU급 1선석, 2천TEU급 2선석 등 모두 6개 선석, 2천97m의 안벽과 126만㎡의 배후 컨테이너야적장을 오는 2007년까지 건설하는 사업이다.
 중국 현지에서 만난 현대상선과 두우해운 관계자들은 “다롄항 컨테이너 터미널은 선진국에서나 느낄 수 있는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중국 내 여느 항만보다 가장 고객만족인 높은 항만이라”며 우수성을 높이 샀다. <백범진기자> bjpaik@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