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난 심난 구심난한데 오라버님 오셨구려/ 응 으응 왜 생겼나/ 일점혈육 사춘오라버니 내서름을 들어보소/ 응 으응 왜 생겼나…’
 인천근해의 ‘갯가노래, 뱃노래’의 일부분이다. 갯가노래는 아낙네들이 마을 갯벌 등지에서 조개와 굴을 캐며 부르는 노래다. 마을 남정네들이 썰물처럼 고기잡이를 떠나고 나면, 바닷가의 아낙네들은 황량한 갯벌에서 조개와 굴을 캐며 노래를 읊조렸다. 만선을 기다리며, 사랑을 기다리며 노래를 부르다보면 어느새 바구니엔 바지락과 굴이 하나 가득 넘쳐나고 있었다.
 서해안지방만의 독특한 정서를 담은 갯가노래를 비롯해 인천시 지정 무형문화재는 모두 11개이다. 인천시 지정 무형문화재는 어떤 모습일까.
 #음악분야
 ‘삼현육각’(1호) ‘인천근해의 갯가노래·뱃노래’(3호) ‘정악대금’(4호) ‘주대소리’(5호) ‘가곡(남창)’(7호) 등이 지정돼 있다.
 ‘삼현육각’은 향피리 두개와 대금, 해금, 장고, 북 등 여섯악기로 구성된다. ‘새민육각’이라고도 하며 춤과 관련한 음악으로 넓은 의미로는 무용반주, 행진음악까지 포함한다. 조선시대 지방 고을 사또의 행차, 향교의 제례음악 등으로 연주됐다.
 ‘갯가노래’는 여인들의 어렵고 고단한 생활을 물장구 장단에 맞춰 노래로 하소연하는 ‘나나니 타령’과 조개를 캘 때 부르는 ‘군음’이 있다.
 ‘뱃노래’는 인천 연근해를 중심으로 조기·민어잡이를 하던 뱃사람들이 공동작업을 하며 부르던 노래다. 항해를 위해 닻을 감아올릴 때 부르는 ‘닻 감는 소리’, 그물의 고기를 배에 옮겨 실을 때 부른 ‘바디소리’ ‘시선뱃노래’ ‘배치기’ ‘노젓는 소리’ 등으로 나뉜다. 
 ‘정악대금’(대풍류·대금)은 향피리가 중심이 되는 ‘대풍류’라고도 부른다. 대나무로 만든 향피리와 대금과 같은 관악기가 중심이 된 음악이란 뜻이다. 보유자 ‘김정식’씨가 1998년 작고한 뒤 전승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대소리’는 바다에서 고기잡이를 할 때 칡넝쿨로 만든 굵고 질긴 닻줄을 만들 때 부르던 노래이다. 8개의 과정으로 구성돼 있고 각 과정마다 메기고 받는 소리가 흥겹고 힘차다.
 고려 후기부터 시작된 ‘가곡’(남창)은 관현반주가 따르는 전통 성악곡의 하나다. 조선시대 양반사회에서 주로 불렀으며 피리, 젓대, 가야금, 거문고, 해금의 반주에 맞춰 남자가 불렀다.
 #공예기술분야
 단소는 음색이 청아해 독주악기로 손색이 없다. 퉁소보다 작고 연주하기가 간편하며 음을 내는데도 그다지 어렵지 않다. 재질은 대나무이며 그 중에서도 오죽을 쓰는 것이 좋다.
 인천 시 지정문화재 2호인 ‘단소장’ 기능보유자는 김환중씨로 1990년 지정받았다. 만드는 방법은 지름 2Cm, 길이 70Cm 정도의 대나무를 골라 농도 짙은 소금물에 10시간 정도 삶아 기름기를 없애고 절이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후 열을 가해 10분 정도 찬물에 담근 뒤 통풍이 잘 되는 그늘에서 3개월 이상 건조시킨다. 다 마르면 길이 50Cm로 잘라 내공을 뚫어 대나무 속이 텅 비게 하고는 다시 42Cm로 잘라 반달 모양의 소리내는 구멍을 만들고, 음을 구분하고 고르는 지공을 뚫으면 완성된다.
 ‘대금장’은 중금·소금과 더불어 한국 삼금의 하나인 대금을 만드는 사람을 말한다. 1993년 인천의 김정식씨가 인천 무형문화재 제6호 대금장으로 지정됐으나 1998년 별세했다. ‘대금’은 가로로 부는 피리류의 악기로 길이 75cm 정도이고 관 위쪽 끝은 막혀 있다. 6개의 구멍이 대금 특유의 음색을 내는데 보통의 음역에선 부드럽고 아름다운 음이 낮게 깔리고, 높은 음역에서는 장쾌하고 독특한 음색이 난다.
 #놀이와 의식분야
 ‘강화외포리 곶창굿’(8호)은 마을의 번영을 비는 도당굿의 일종으로 풍년과 풍어를 비는 굿이다. 음력 2월초에 이뤄지며 서해안 일대의 풍어제의 영향을 받았으며 바닷가 사람들의 걸직한 배치기 소리가 일품이다.
 강화 외포리 곶창굿의 원류에 대해선 자세히 알려진 바 없으나 어업에 종사하는 정포마을과 농업에 종사하는 대정 마을의 주민들이 곶창굿의 주신인 득제장군을 모시고 풍농풍어와 함께 마을의 태평과 번영을 기원하는 도당굿의 형태로 전해져 오고 있다.
 1940년대만 해도 매년 실시해 왔으나 현재는 격년, 또는 3년 걸이로 이뤄지며 사흘간 계속된다.
 다른 굿과는 달리 매일 오후4시에 굿을 중단하고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여 밤을 지새우는 것이 특징인데 향토축제의 면모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와 함께 ‘범패와 작법무’의 ‘작법무’와 ‘나비춤’이 지난해 각각 10호 ‘가’와 ‘나’로 인정받았으며, 같은 해 ‘규방다례’가 11호로 지정됐다.
 <김진국기자> freebird@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