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유러피안 슈퍼리그(ESL) 홈페이지

유러피안 슈퍼리그(ESL)이 출범 이틀 만에 중단됐다. 참가했던 클럽들의 탈퇴가 이어지자 내려진 결정이다. ESL 측은 사업을 재검토해 다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ESL 측은 21일(한국시간) “ESL은 현재 유럽 축구 상황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확신했다. 모든 축구 커뮤니티에서 겪고 있는 팬데믹으로 인한 재정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시스템의 개선을 목표로 했다”고 공식 입장을 냈다.

또 “영국 클럽들이 여러 압박으로 인해 탈퇴를 선언했지만, 우리의 목적에는 여전히 확신이 있다”며 “프로젝트를 재구성하기 위한 재검토에 들어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19일 유럽의 12개 축구 클럽은 ESL 창단을 선언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 첼시, 아스널, 리버풀, 토트넘이 참여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라리가)에서는 레알 마드리드, FC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동참했고,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는 AC 밀란, 인터 밀란, 유벤투스가 함께했다.

출처 :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홈페이지

ESL은 유럽축구연맹(UEFA)과 국제축구연맹(FIFA), 그리고 자국 리그와의 합의를 이루지 못한 상태에서 출범해서 문제가 됐다. 특히,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이목이 쏠리는 UEFA 챔피언스리그(UCL)를 대신하겠다는 점에서 반발이 심했다. 각국의 리그와 축구 단체,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반대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UEFA는 “ESL 참가 선수는 A매치 참가를 불허하겠다”고 밝혔다. 각국 리그와 잉글랜드 축구협회 등 관련 단체도 일제히 성명을 내 반대 의견을 밝혔다. 클럽 내 선수들과 감독들까지도 반대 의사를 표했다.

출처 : 보리스 존슨 트위터

영국의 정치권도 발 빠르게 대처했다. BBC, 로이터 등 영국 매체에 따르면 올리버 다우든 문화부 장관은 19일(현지시간) 의회에 성명을 보내 "이 일이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 말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전날 트위터에서 반대한다는 뜻을 전했다. 영국 정부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겠다"고 의지를 보였고, 아직 할아버지 필립공을 애도 중인 윌리엄 왕세손까지 우려를 표했다.

ESL에 반대하는 첼시팬들/ 출처 : 연합뉴스 

전방위적인 압박이 계속되자, 참여했던 클럽들은 하나둘씩 탈퇴를 선언했다. 맨체스터 시티를 시작으로 EPL의 6개 클럽이 모두 탈퇴했다. 영국 매체 BBC는 21일 “ESL에 참여했던 EPL 6개 클럽이 모두 철수했다”고 전했다. ESL 창단 멤버인 12개 팀 중 절반이 탈퇴한 것이다. 리그를 운영할 동력을 잃은 ESL은 결국 잠정 중단을 결정해야 했다.

자본 중심의 스포츠 운영 체제로의 전환을 꾀했던 이번 ESL의 도전은 무산됐다. 축구를 사랑하는 팬들의 #BeautifulGame 움직임이 스포츠계의 #GreedyGame을 이겨낸 사례로 남게 됐다.

/김성열 인턴기자 kary0330@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