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전기 석조미술 대표 걸작
▲ 문화재청이 경기도 유형문화재 '양주 회암사지 사리탑'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한다고 20일 밝혔다.사진은 양주 회암사지 사리탑. /사진제공=문화재청
조선 전기 석조미술을 대표하는 걸작인 '양주 회암사지 사리탑'이 국가 보물이 된다.

문화재청은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52호인 '양주 회암사지 사리탑'과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무주 한풍루' 등 2건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한다고 20일 밝혔다.

양주 회암사지 사리탑(이하 사리탑)은 조선 전기 왕실에서 건립한 진신사리탑(석가모니의 몸에서 나온 사리를 모신 탑)으로 규모가 장대하고 보존상태가 양호하며, 사리탑의 형식과 불교미술의 도상, 장식문양 등 왕실 불교미술의 여러 요소를 알 수 있다.

사적인 양주 회암사지에 세워진 사리탑(높이 5.89m)은 발굴조사와 탑의 입지, 기록 등에 대한 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석가모니의 진신사리가 봉안됐던 불탑임을 밝혀내면서 이번 문화재 보물 지정이 추진됐다.

사리탑은 팔각을 기본으로 구축된 다층의 기단부와 원구형 탑신, 상륜부로 구성돼 있다. 팔각형 지대석(지면을 단단하게 다진 후 놓는 돌) 윗면에 기단을 2층으로 구축하고, 다른 승탑에 비해 기단석은 높게, 갑석(뚜껑처럼 올려놓는 납작한 돌)은 두텁게 다듬어 현존하는 사리탑 중 가장 높은 기단을 갖췄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전체적인 양식과 조영기법, 세부 문양들이 조선 전기의 왕릉을 비롯한 왕실 관련 석조물과 비슷하며 사리탑의 규모, 치석 상태, 결구 수법 등을 고려할 때 당대 최고 석공이 설계·시공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조선 전기 석조미술의 정수이자 대표작으로 역사·학술·조형적 가치가 크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앞서 양주시는 지난해 6월 회암사지 부도탑을 국가 문화재 지정을 요청하는 신청서를 경기도에 제출했다.

도 문화재위원회는 같은 해 8월20일 유형문화재분과 심의를 통해 회암사지 부도탑 국가지정문화재 지정 신청을 가결했다. 다만, 회암사지 부도탑의 명칭을 '양주 회암사지 사리탑'으로 변경할 것을 권고했다.

한편, 사리탑과 함께 보물로 지정 예고된 무주 한풍루는 조선시대 관아 건물로, 선조 때 문신 백호 임제가 호남의 삼한인 무주 한풍루, 남원 광한루, 전주 한벽루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은 문화재다.

문화재청은 예고 기간인 30일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위원회 심의 절차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이광덕·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