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로 시작한 합창, 이제는 대한민국에 희망을 주는 노래 하고파’

▲ 합창 중간에 한 단원은 “저희 합창단은요 울기도 잘하고, 웃기도 잘해요. 수다도 잘 떨고요, 먹는 것도 너무 좋아해요. 처음에는 눈물로 시작한 합창이지만, 이제는 눈물과 아픔의 노래보다 대한민국에 희망을 주는 노래를 많이 하고 싶다”고 4∙16 합창단을 소개했다.

세월호참사 7주기 다음 날인 17일 오후 3시 양평물맑은시장 쉼터 광장에서는 세월호 유가족으로 구성된 ‘4∙16 합창단’의 창작곡 ‘너’가 울려 퍼졌다. 합창단원들이 입은 검은색 상의에는 노란색 리본이 그려져 있고 ribbon이 아닌 Reborn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일곱 살 벚꽃을 보며, 팝콘이 터진다고 말하던 너/열 살 적 같이 본 노을, 엄마 늙지 말아라 하던 너…./열여섯 방문을 닫고, 음악을 크게 틀던 너/열여덟 수학여행 간다, 짐 싸며 들떠있던 너/날마다 고마웠어, 매 순간 사랑했어/날마다 고마웠어, 매 순간 사랑했어….”

연주 중간 한 단원은 “울기도 잘하고, 웃기도 잘하고, 수다도 잘 떨고, 먹는 것도 너무 좋아하는 4∙16 합창단은 동네 골목골목마다 지역마다 세월호참사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노래를 하고 있다”고 합창단을 소개했다.

이어 “처음에는 눈물로 시작한 합창이었지만, 지금은 눈물과 아픔으로 노래하는 것보다는 대한민국에 희망을 주는 노래를 많이 하고 싶다”고 말했다.

‘양평문화 예술인 네트워크’가 주최한 4∙16 합창단 초청공연은 세월호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마음을 담은 ‘지전무’ 등 여는 공연을 시작으로 4∙16 합창단이 무대에 올라 ‘동백섬’, ‘잊지 않을게, ‘너’ 등 7곡의 노래를 부른 후 관객과 함께 부른 마지막 노래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였지만, 4∙16 합창단을 맞은 양평의 관객들은 2시간 가까이 진행된 공연에 집중하며 박수와 환성으로 화답했다.

관객들과 함께 공연을 지켜본 정동균 양평군수는 “정치하는 사람으로서 죄송하고 미안한 마음이 크다”면서 “모두 함께 두 눈 부릅뜨고, 우리 사회가 정의롭고 투명한 사회가 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양평=장세원 기자 seawon80@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