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활동 작가 우암 신동호 화백]


타공 전문업체 수석 디자이너 맡아
인테리어 제품 제작 관여 대중 소통

과거 암투병 중 “맘껏 그리자” 생각
장르 경계 허물고 5000점 작품 완성
일부 대통령 외교선물 선정되기도

“모든 예술작품은 나만의 사유세계에서 시작되지만 공통으로 대중들이 보고, 듣고, 감동을 할 때, 비로소 예술로서 생명력을 갖게 되죠.”

김포시 북변동에 작은 작업실을 두고 활동 중인 우암 신동호(사진) 화백이 그의 이런 생각을 아트프로덕트에 접목해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작가 스스로 아무리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하더라도 대중이 보고 듣지 못한다면 예술적 가치를 동감하지 못한다는 그는 최근 금속 타공 전문업체인 ㈜타공코리와 ㈜태양타공 디자인 총괄 수석디자이너를 맡아 철판으로 제작되는 인테리어 타공판에 자연의 감성을 불어넣고 있다.

“대부분 작가가 전시실과 공연장을 통해 대중과 만나 왔지만, 지금은 다양한 장소에서 작품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공간적 한계를 뛰어넘는 방법으로 소통 방법이 진화되고 있죠.”

작품이 주는 즐거움과 감동을 장소 구애 없이 보편적으로 함께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그는 대학과 대학원에서 수묵화와 현대미술을 전공하고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과 7회 입선으로 대한민국미술대전초대작가로 미술대전과 겸재 진경산수 공모전 등의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던 동양화가다.

그러던 신 화백은 40대 초반인 10여 년 전 암 선고를 받고 나서부터 화선지 여백을 어두운 수묵 대신 다양한 색의 미학으로 채워 넣기 시작했다.

지금은 완치돼 예전 모습을 되찾았지만 암 선고 후, 그는 정해진 운명이라면 생각으로만 마음에 담고 있던 그림을 맘껏 그려보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한다.

'장르'라는 벽을 허물고 세상과 소통하기 시작한 그는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무려 5000여 점의 작품을 완성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외교순방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APEC 정상회의 외교선물에 몇몇 작품이 선정되면서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리는데도 일조했다.

이렇게 세상으로 나 온 그의 작품은 대법원을 비롯해 SK등 대기업의 벽화와 갤린더, 드라마세트장의 디스플레이 소품 등을 통해 대중과 만나고 있다.

투병 과정을 통해 동양화와 서양화의 경계를 넘어 사실보다 추상에 가까운 동화풍의 새로운 화풍을 만들며 호당 50만원 작가반열에 올랐지만, 그의 작품에는 여전히 동양화가로 활동하면서 신앙처럼 지켜왔던 '자연의 순리를 따르는 삶을 산다'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사상이 담겨 있다.

신동호 화백은 “작가는 관조를 통해 전통과 개성, 시대성과 현대성의 양식을 예측하고 대비하는 창작활동이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인문학적 소양을 바탕으로 작품이 표현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철판 타공회사의 디자인 총괄 수석디자이너라는 직책을 맺은 것도 그의 이런 자존심이 있어 가능했다. 그의 2005년 작 '동강 몰운대'(240㎝X90㎝)가 이 회사의 한켠을 장식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섬동 김병기 시인은 이 작품 평을 통해 우암 신동호 화백을 이렇게 표현했다.

화가는 붓을 놓으면 자신을 떠난 정신을 소유하려고 하지 않고 좋은 그림은 떠나보내고 소유하거나 억압하거나 자랑하지 않는다는 노자의 말처럼, 우암 신동호 화백은 “자신이 그린 마음에 대한 소유를 놓고 사람의 마음을 관통해 흐르는 거대한 물줄기를 그대로 방류하고, 그 자리를 일어서는 침묵하는 선인(禪人)”이라고.

/김포=권용국기자 ykkwu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