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띤잔'과 정반대…"시민들 공포 속 사는데, 침략한 외국군 같다"
군부 방송, 반 쿠데타 인파를 전통설 띤잔 기념 인파로 '가짜 뉴스'

 

▲ [이라와디 캡처]
▲ [SNS 캡처]

이번 주 미얀마 최대 축제인 전통설 띤잔(Thingyan) 연휴이지만 군부의 유혈 진압으로 시민 700명 이상이 희생돼 시민들은 축제를 즐기지 않고 숙연한 분위이나, 일부 군인들은 춤판을 벌이며 띤잔 축제를 즐기고 있어 비난을 사고 있다고 15일 현지 매체를 인용해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15일 현지 매체 이라와디에는 만달레이의 한 사관학교에서 전날 생도들이 띤잔 축제를 즐기는 영상을 보도했다.

1분 분량의 이 영상에는 시끄러운 음악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수백 명의 생도들이 다채로운 색상의 옷을 입고 손을 위로 흔들거나 아래위로 뛰면서 춤을 추고 있다. 주변에서는 호스와 물총 등으로 이들에게 물을 뿌리는 모습도 담겨 있다.

이라와디는 이 영상에 "2월 쿠데타 이후 숨진 수백 명의 시민들의 희생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다른 곳에서는 시민들이 띤잔 축제를 벌이는 것을 거부했다"고 적었다.

민주진영 임시정부격인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도 해당 영상을 공유하면서 "민간인들은 공포 속에서 살고 있는데, 군인들은 띤잔 축제를 기념하고 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불법적인 미얀마 군부는 미얀마를 침략한 외국 군대에 더 가깝다"고 비판했다.

CPRH는 또 "명백히 그들은 자신들이 만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규칙도 신경 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군부는 현재 가택 연금 중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과 윈 민 대통령에 대해 지난해 11월 총선 유세 과정에서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은 혐의(자연재해관리법 위반)로 기소했다.

한 네티즌도 SNS에 "미얀마 군인들은 700명 이상을 죽인 뒤 띤잔 축제를 펼치고 있다"며 분노를 표시했다.

유튜브에도 미얀마 군인들이 띤잔 축제를 즐기는 영상이 올라왔다.

이런 영상은 미얀마 군경이 시민들의 희생 따위는 신경 쓰지 않고 있음을 잘 보여주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가 인터뷰한 전·현직 장교 4명은 "군인 대부분이 세뇌됐다" "군은 시위대를 범죄자로 간주한다. 병사 대부분은 일생동안 민주주의를 경험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한 현직 장교는 "대다수 군인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이들에겐 군부가 유일한 현실"이라고 전했다.

한편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전날 현재까지 숨진 것으로 확인된 시민들은 715명에 달했다.

/조혁신 기자 mrpe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