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렇게 널브러진 사이로

엊저녁 너의 정성으로 담겼을

지금은 오물더미에 묻혀

세정제에 담겨 녹아

마구마구 씻겨지는

그런 이름 되었구나

 

내가 무심코 남긴 자국 위로

누군가의 땀방울이었을

사라져 간다

 

깨끗이 씻겨진 그릇들 사이로

너의 가벼워진 손길을 본다

녹아 담긴 수많은 더미 위로

그 이별도 멀지 않았음을

슬퍼해야 할 밤이구나

/시민기자 박용효 purunfer@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