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그러운 신록이 산과 들을 물들이는 6월이다. 이 나라에 있어 화사한 올 6월은 국운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달이다. 기대와 흥분 속에 지구촌 축제인 월드컵이 열리면서 60억의 눈과 귀가 한국에 집중되는 와중에 지방선거가 실시되고 6·25사변일을 맞이하게 된다. 월드컵은 단순한 스포츠 행사가 아니다. 우리는 이 기회를 세계인에게 한국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각인시킬 수 있도록 활용해야 한다.
 월드컵 경기장 같은 거대한 건축물도 여러곳에, 그것도 단시일에 아름답게 만들어내는 것을 본 외국사람들은 한국을 역동적인 나라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88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세계에 한국의 저력을 과시한 바 있다. 이제 또다시 한국을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온 것이다. 백년에 한번 올까 말까한 천재일우의 호기를 헛되게 하지 말아야 하겠다. 월드컵 개최국가 국민으로서 우리는 그라운드 안과 밖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하여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16강 진출이라는 숙원을 풀어야 하지만 그것으로 만족해서는 안된다. 월드컵의 경제성은 말할 나위 없고 여러 분야에 걸친 영향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엄청나다. 한국의 훌륭한 문화와 친절 그리고 한국의 제품을 세계에 판매하고 홍보하려면 총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계각층이 하나가 되어 월드컵을 향해 뛰어야 한다. 이렇게 집결된 국민적 열기를 이어간다면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러낼 것이며 그 이후에도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이 몰라보게 달라지는 성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제 지방선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번 선거는 대선의 예비전인지 지방선거인지조차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혼란에 빠져 있다. 그래서인가 각 당은 사활을 건 총력전을 벌이고 있으며 일부 후보들의 일이긴 하나 고질적인 구태가 여전히 되살아나고 있다. 금품공세가 고개를 들고 인신공격과 비방전이 판을 치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한다. 중앙선관위도 선거일을 앞두고 공명선거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번 지방 선거는 이 땅이 과연 민주주의를 뿌리내릴 토양인지 아닌지를 가리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 이제 국민이 현명할 수밖에 없다. 모든 지혜를 모아 이 6월을 슬기롭게 보내기 바라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