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국내 첫 접종이 시작된 26일 인천 부평구보건소에서 관계자가 예방접종 준비를 하고 있다.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독감 주사보다 아프지 않아요.”

26일 오전 8시30분 인천 연수구보건소. 보건소 관계자들은 전날 이송된 아스트라제네카사의 백신을 준비하는 등 접종 준비에 분주했다. 접종자들은 접종 시간에 맞춰 하나둘 보건소에 도착했다.

9시에 시작된 백신 접종 첫 대상자는 청학동에 있는 요양시설 종사자 최영미(58)씨였다.

최씨는 예진표를 작성하고 의사의 진찰 후 백신 접종실로 향했다.

의료진은 주사기를 꺼내 최씨의 왼쪽 어깨에 백신을 놨다. 접종 주사를 맞는데 1분도 안 걸렸다.

최씨는 “독감 주사보다 안 아픈 것 같다”며 “아무 느낌도 없고 특이한 증상도 못 느끼겠다”고 백신 접종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 “백신 접종으로 빨리 코로나19가 종식돼서 전 국민이 웃을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며 “백신을 맞았으니 앞으로 5살짜리 손자 얼굴을 맘껏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다른 접종자 대다수도 독감 주사와 비슷하거나 덜 아픈 수준이라고 입을 모았다. 처음 맞았을 때 접종 부위에 열감이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진다는게 접종자들 설명이다.

연수구에서 세 번째로 백신 접종 한 주승원(58)씨는 “접종실에 들어가 백신 접종할 때 엄청 떨렸다”며 “따끔하더니 접종이 끝났다. 맞은 부위가 후끈후끈하지만 그 외에 증상은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 보건소에서도 백신 접종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 코로나19 국내 첫 접종이 시작된 26일 인천 부평구보건소에서 첫 접종자인 김락환(45)씨가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부평구보건소에서 첫 번째로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김락환(45)씨는 “백신 접종을 받으니 홀가분하다”며 “지난 1년간 마치 감옥에 갇힌 것 같이 자유가 없고 답답했는데 백신 접종을 계기로 이전과 같은 일상으로 하루빨리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첫 번째 접종자라고 해서 긴장도 되고 맞은 후 15분 정도는 약간 어지럼증도 있었지만 금방 괜찮아졌다”고 덧붙였다.

이날 김 씨를 비롯한 백신 접종 대상자들은 구 보건소에 도착해 신분증과 예진표를 제출해 접종자 등록을 마친 후 로비에 마련된 대기 공간에서 접종 순서를 기다렸다. 접종 전 의사 예진은 예방접종실과 진료실 두 곳에서 이뤄졌다.

두 번째로 백신 접종을 한 이경자(60)씨는 “요양보호사 직업 특성상 코로나19에 취약한 어르신들을 매일 대면해야 하기 때문에 늘 불안과 긴장 속에 있어야 했다”며 “주위 사람들에게도 적극 접종을 권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보건소를 찾은 접종 대상자 중에는 백신 알레르기 반응이 우려돼 발걸음을 돌린 요양보호사도 나왔다.

김은자 요양보호사는 “의사와 예진 상담 결과 2차 접종 시기 때 와서 상담 후 접종하기로 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 코로나19 국내 첫 접종이 시작된 26일 인천 부평구보건소에서 대상자들이 예방접종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섬으로 이뤄진 옹진군은 요양시설 종사자 21명 가운데 10명만 이날 우성 접종하고 백령도 요양시설 종사자 11명은 다음달 3일에 백신을 맞기로 했다. 군 보건소 직원들이 군부대 관계자가 호위하는 철통 경계 속에 백신을 담은 이동형 냉장고를 여객선에 싣고 백령도로 직접 가서 첫 접종을 할 계획이다.

▲ 코로나19 국내 첫 접종이 시작된 26일 인천 부평구보건소에서 관계자가 예방접종 준비를 하고 있다.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인천에서는 이날 10개 군·구의 보건소뿐만 아니라 요양병원 10곳 등 총 20개 의료기관에서 백신 접종이 진행됐다.

이날 인천 지역 10개 군·구 보건소에 접종 예약이 접수된 인원은 540여명이다.

총 2회 접종이 필요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1차 접종은 이날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진행된다. 2차 접종 예정 시기는 올해 4월23일부터 5월 31일까지다.

 

/이아진∙유희근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