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임교사(1~3년차) 상당수가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교육연구원이 발표한 '초임교사 학교적응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경기지역 초임교사 3420명은 스트레스 원인 제공자 1순위로 학생(30.5%)을 꼽았다. 이어 학부모(29.1%), 관리자(16.5%), 동료교사(10.2%) 순이다.

또 초임교사 중 34.9%가 전직을 고려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교직을 포기하고 싶은 이유로는 교사인권 경시(31%)가 가장 높았다. 가장 어렵다고 생각하는 업무는 학생 생활지도(28.2%), 학부모 응대(21.9%), 행정업무(18.7%), 수업 및 평가(11.8%)인 것으로 드러났다.

학생이야 늘 마주하기에 그렇다 치더라도 학부모가 교사 스트레스 요인 중 높은 비율을 차지한 것에 대해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요금 학교 현실을 보면 수긍이 간다. 학부모가 사소한 일로 교사에게 항의하거나 학교 측에 담임 교체를 요구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심지어 교육청으로 가 교사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기도 해 교사들이 학부모 눈치를 보는 것은 일반화된 현상이다. 인천 한 신도시의 맘카페는 교사와 학교의 작은 잘못도 지역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려 공론화해 교사들에게 공포 대상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학부모 갑질'이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사정이 이러니 요즘 교육현장에서의 순위는 '학부모-학생-교사-돌봄전담사'라는 얘기가 설득력 있게 나돌고 있다.

학생들도 교사의 지시를 따르지 않거나 대드는 일이 심심찮게 발생한다. 심지어 여교사를 성희롱하거나 폭행하는 사건까지 벌어져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10여년 전부터 교권침해 문제가 제기되고 있지만, 실제 교사들이 느끼는 정도는 심각한 수준이다.

예전에는 '스승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말이 있었지만, 요즘은 '그림자만 빼고 다 밟는다'는 얘기가 나오는 세상이다. 학부모가 자신의 자식을 가르치는 교사를 아랫사람 대하듯 한다면, 아이들이 무엇을 본받겠는가. 학부모들이 자식 사랑만을 내세워 교권을 침해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자식 교육을 망치는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