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근무 중 부친 권유 경영수업
같은 고민하는 또래 만나 교류 활발
“멀리보는 경영인 되도록 함께 노력”

“고민을 허심탄회하게 털어 놓을 수 있는 같은 또래 경영인들을 만날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광주시 초월읍 토마스 마블(THOMASMARBLE·동양석재)에서 만난 고재호(42·사진) 광주시 차세대 경영인협회 회장.

이 협회는 주위에서 보기 드물게 광주시가 지난 2016년 차세대 경영인을 위한 네트워크 정보가 없다는 분석에 따라 차세대 경영인에게 애향심과 타 지역 공장 이전을 억제하기 위해 만든 미래의 경영인 모임이다.

협회는 미래에 지역 경제를 책임질 경영인 54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비슷한 또래의 젊은 경영인이거나 경영 수업을 받는 기업의 후계자들로, 평균 연령이 30대 후반이다.

출범할 때부터 참가해 지난해부터 회장직을 맡은 고재호 회장은 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하고 대기업에 근무하다가 석재회사를 경영하던 아버지의 권유에 따라 7년 전 이 회사에 과장으로 입사해 경영 수업을 받았다.

“'안정된 대기업 회사원으로 사느냐, 아버지 사업을 물려받느냐'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입사하고도 사장 아들이라고 색안경으로 보는 주위의 시선에 큰 부담을 느꼈습니다. 이런 고민을 털어놓을 수 없었습니다.”

안정된 회사를 떠난 그는 주위의 부러움을 사는 회사 후계자로 이 회사에 입사했지만, 말 못 할 고민에 후회도 많이 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주위의 편견으로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던 처지도 아니었다.

그러던 중 고 회장은 광주시가 차세대 경영인 단체를 만든다고 해 찾아갔다. 그곳에는 자신과 같은 고민을 하는 젊은 차세대 경영인들이 많았다.

“그곳에 있던 회원들과 말이 통했고, 고민을 공감할 수 있었으며, 편견 없이 다양한 저의 고민을 할 수 있었습니다. 또 기획하던 신상품을 다양한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는 솔루션 같은 단체였습니다.”

이를 계기로 고 회장은 전공과 대기업 경험을 살려 그동안 건축자재로만 사용하던 석재를 식탁, 인테리어, 유통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그래서 이 분야 선도 기업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젊은 사람들이 올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겸손하며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멀리 보는 경영인이 될 수 있도록 같이 노력하겠습니다.”

각종 규제로 기업을 더 키울 수 없는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는 고재호 회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회원들과 관계 공무원들과 함께 '규제도 자산이다'라는 과제(?)에 빠져 새로운 미래의 청사진을 꿈꾸고 있다.

/글·사진 광주=김창우 기자 kc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