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가톨릭대학교, 2021년.

올해 대학을 졸업하는 딸아이는 못내 섭섭하다. 모든 공식 행사가 취소돼 개별적으로 학사복과 학위증을 받은 후 몇 명의 친구들과 함께 사진 한 장 남기는 것으로 대학 졸업식을 끝냈다. 화려한 꽃다발을 가슴에 안고 가족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는 것이 당연했던 그 일상을 연출할 수 없으니 옆에서 바라보는 부모로서도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앞날을 축복하고 성공적인 삶을 기원하는 축사도 없고 선후배들의 아쉬운 석별의 인사도 없다. 하객들로 시끌벅적했을 캠퍼스는 모든 것이 정지된 듯 정막감만 맴돈다. 간혹 개별적으로 학사모를 쓰고 기념사진 한 장 남기는 것이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졸업생들의 모습이 되었다.

올해 인천 대학가의 학위수여식은 대부분 취소되거나 온라인으로 대체되었다. 인천대는 유튜브 채널로, 인하대는 온라인 녹화중계로 대체되었다. 경인여대와 인천재능대, 그리고 경인교대도 잇따라 온라인으로 학위수여식을 열었다.

인천가톨릭대학교는 행사 자체가 취소되었다. 사회의 첫발을 내딛는 이들에게 힘을 내라고 말해주고 싶다. 화려한 식이 없어도, 축하의 꽃다발이 없어도 그들의 미래를 진심으로 축복하는 부모, 은사, 선후배의 마음은 전해졌을 것이다.

담금질을 하면 할수록 쇠는 더욱 더 단단해지지 않던가. 지금껏 인류가 경험하지 못했던 엄청난 전염병을 이겨낸 젊은이들이니 이전 세대들보다 더욱 건강하고 탄탄하게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미래의 주역들이 될 것이다.

먼 훗날 우리가 겪었던 이 고난의 시간들을 인내와 지혜로 이겨냈다는 무용담을 기억하며 소소하게 이야기하는 날이 있을 것이다. 모범적인 방역시스템으로 코로나를 극복한 세계 최고의 나라로 인정받는 대한민국의 기둥이 될 그대들에게 끝없는 축복이 있기를 기원한다.

/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