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송도캠, 미래성장동력…인천 발전 잇도록 지원”

회원 확보·회비 확충에 건전성 달려
1년간 평생회비 납부회원 증가 성과
모교 후원·후진 육영은 더 의미 있어

올해 송도 사이언스 캠퍼스 조성 본격화
바이오·스마트 제조·항공·차 등 청사진
지역 발전 이어지도록 동창회 차원 지원

평생교육 등 대학 개방 적극 추진해야
최근 인하대 교수 명예회원 가입도

하와이 독립운동 현장·호놀룰루 방문
인천과 교류 잇는 가교 역할 톡톡

의대·공대 등 동문 19만명 저변 탄탄
총동창회장 도움되도록 리더십 필요

1996년 코반 설립 중견기업으로 키워
특수강 첨가제 생산, 국제시장 석권
▲ 취임 1년을 맞는 이용기 인하대학교 총동창회장이 본보와 인터뷰에서 지난 1년을 회고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그는 “인천은 어느 도시보다 인하대 동문들의 인맥이 두텁다”고 했다. “기업을 비롯 공직, 교직뿐 아니라 정치·문화·언론·체육 등 각 분야에서 각자 모교의 명예를 걸고 인천 발전에 기여할 힘찬 새해를 열자”고도 했다. “인천과 인하대는 공동운명체”라고 강조했다.

비대면 시대 동문 활동도 잠시 멈춰 섰다. “그동안 코로나19 상황에서 동문들의 반가운 만남, 평범한 모임, 정기적인 행사를 유보하는 등 절제의 시간을 보냈다”면서 “매년 연말 1000여 명이 모이는 인하 가족의 밤 행사를 갖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하지만 평생회비 납부회원 등은 예년보다 대폭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고 한다. 또 '연말연시 회식비를 장학금으로' 캠페인을 펼쳐 '연·회·장 장학금'을 조성해 모교에 전달하기도 했다.

그는 이달 말로 취임 1주년을 맞이한다. 2년 임기 중 절반을 남겨 놓고 있다. “총동창회의 존립 목적이 친목 공영, 모교 후원, 후진 육영 등의 성격을 지닌 만큼 동문들이 어려운 여건의 후배들을 돕는 후원 활동이 더 의미 있었다”고 지난 1년 간을 회고했다.

인하대총동창회는 1959년 11월 15일 제 2회 졸업생을 배출하던 때 창립됐다. 창립 후 62년 동안 20명의 동창회장이 헌신해 왔다. 제 30대 인하대 총동창회장인 이용기 ㈜코반 회장을 지난 25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용현동 인하대총동창회 사무국에서 만났다.

“역대 동창회장은 기업인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저 역시 기업 대표이지만 일주일에 3~4일은 동창회 사무실에 나가 일을 봅니다. 매뉴얼과 시스템을 구축하면 지속가능한 사업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하대학교는 1954년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설립했다. 그래서 자유당 정권이 무너지면서 정치적 소용돌이에 휘말리기도 했다. 당시 총동창회도 공백기를 거쳤다. 한진 창업자 고 조중훈 회장이 1968년 학교법인을 인수한 후 인하공과대학에서 인하대학교로 승격한 1972년을 기점으로 동문 수는 크게 불어나기 시작했다. 1958년 첫 졸업생을 배출한 이후 지난해 2월 말까지 학부(15만869명)와 대학원을 졸업한 동문 수만 18만3950명에 이른다.

인하대는 올해 송도캠퍼스 구축을 위한 '송도사이언스파크 캠퍼스' 조성 준비가 본 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2006년 당시 '송도지식기업형 캠퍼스 건립 12만 인하 동문 결의대회'와 '인하인 송도캠퍼스 걷기대회' 개최 후 15년 만이다. 이 회장은 “현정택 학교법인 이사장과 조명우 총장을 만나면서 송도캠퍼스는 인하대의 미래 성장동력의 핵심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송도캠퍼스는 올해 부지 매입이 정리되고, 새로운 전기를 맞이한다. 첨단 융복합분야인 바이오 산학 연구개발(R&D), 스마트 제조 지원, 미래항공·자동차 연구, 지역혁신 지원·국제화, 극한환경기술센터 등의 청사진을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동창회 차원에서 다각도로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총동창회의 건전성은 동문회원 확보를 통한 회비 확충에서 나타난다”면서 “19만 명에 달하는 거대 규모의 인하대 출신들이 동문으로서 자격을 갖게 되지만 실질적으로 회비를 납부하고 적극 참여하는 동문은 0.1%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제 학벌을 중시하는 대학의 울타리도 개방돼야 합니다. 이미 지식정보화사회에서 대학도 졸업장을 수여하는 기능을 넘어 수준 높은 학습능력(學力)을 키우는데 좀 더 문호를 개방해야 해요. 다양한 학습 형태로 첨단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고 폭넓은 동문 영역을 확대할 수 있도록 최고관리자과정, 평생교육 프로그램 등의 대학 개방을 적극 추진해야 할 시점이라고 봐요. 최근 인하대 본부 보직교수들이 동창회 명예회원으로 가입했어요. 지역 발전과 인하 발전에 기여한 분들을 발굴해 명예회원으로 모시고 함께하면 시너지가 발휘되지 않을까요?”

초창기 인하대 동문들은 대한민국 근대화의 역군으로 평가된다. 벤처와 정보기술(IT)분야에서도 우수 인재들을 배출했다. 이 회장은 “그동안 컴퓨터·정보통신분야 동문 최고경영자(CEO), 인천시 고위직 동문, 인하대 산학협력 교수진 등 다양한 직능분야와의 동문 네트워크 강화에 힘써 왔다”고 설명했다. 또 “인천은 우리나라 첫 공식 하와이 사탕수수밭 노동이민의 출발지이다. 인하대가 하와이 이민 선조들의 염원으로 창학된 만큼 인천, 하와이, 인하대의 역사문화적 유산을 계승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우리 동창회는 하와이를 방문해 독립운동과 민족교육운동 현장을 탐방해 왔다. 하와이한인회, 호놀룰루 시·시의회 등을 방문해 인천과의 교류를 잇는 가교 구실을 해왔다. 이러한 프로그램이 코로나19 이후 인천시와 시민 차원으로 확대되면 인천의 독창적인 자긍심으로 승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하대 총동창회의 가장 큰 힘은 19만 명에 가까운 동문 저변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사업에 성공한 동문들이 있고, 의과대학 동문들도 각 지역에 개업하고 있다. 인적 인프라가 튼튼하다. 다만 이런 요소를 움직일 수 있는 총동창회장의 면밀한 리더십도 필요하다. 지난 1년 동안 총동창회 조직과 재정 등 운영 전반을 분석하고 자료를 축적했다. 동창회가 동문들에게 어떤 도움을 줬는 지도 중요한 문제다. 동문이 인하대병원에 가게 되면 좋은 의료 서비스를 받게 되고, 기업은 대학의 우수 인재들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동문 서로 간 유효한 정보를 나눌 수 있는 양질의 정보도 원활하게 제공돼야 한다. 그래서 코로나19 시국에서 동창회보와 같은 매체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1996년 ㈜코반을 설립해 중견기업으로 키웠다. 공구·스테인리스·특수강 등 내마모성 제품 제조에 사용되는 페로몰리브덴(Fe-Mo)과 철근·송유관 등 인성 유지에 들어가는 페로바나듐(Fe-V)은 코반이 생산하는 독보적인 기술 상품이다. 유럽 등 세계 각국이 선호하면서 국제시장을 석권했다. 친환경 인조 대리석, SMC 대형 물탱크, 신소재 광학필름 등의 분야에서도 선도적인 전문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저희 코반도 코로나19 역풍으로 어려웠습니다. 기업은 실패해도 탓할 사람은 별로 없어요. 하지만 총동창회는 임기 동안의 평가가 역사에 남게 되죠. CEO 자리보다 동창회장 자리가 더욱 책임감이 무겁다고 느껴요. 경영자는 시대와 상황에 기댈 수 없는 입장인데요. 스스로 준비하고 노력한 결실이 위기 극복의 원동력이 될 뿐이죠. 리더로서의 사명이라고 여기며 뛰고 있습니다.”

요즘 현장 기업들 사이에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이슈다. 이와 관련, 그는 “준법은 기업의 첫 번째 리스크 관리방안이다. 법 적용에 앞서 기업이 근로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법을 준수하고, 기업 자체교육 등이 잘 이뤄졌는지 철저하게 검증하며 그 결과가 반영돼야 공정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인천일보 문화경영대학 CEO과정을 수료했다. 유수 대학의 여러 CEO과정을 다녀본 경험이 있는 그는 “인천에 있는 인하대의 총동창회장으로서 인천과의 소통방법 중 하나로 선택한 것이었다”며 “이 과정에서 인천의 품격 있는 오피니언 리더들을 만났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일보가 지역 대표언론으로서 프로그램, 운영관리 등 모든 면에서 여느 CEO과정에도 뒤지지 않는 독보적인 특성을 발휘한 수준 높은 명품 프로그램”이라고 후한 점수를 줬다.

/김형수 논설주간 khs@incheonilbo.com

 


 

이용기 인하대 총동창회장은…

 

충남 서천에서 태어났다. 인하대 공과대학 금속공학과_대학원(공학석사)을 졸업했다. 제 30대 인하대 총동창회장이며, 김포시전국향우회연대 의장을 맡고 있다.

1996년 ㈜코반을 설립했다. 2010년에는 GMVT㈜를 인수한 후 2012년 ㈜코반케미칼로 법인 명을 변경했다. 김포와 인천 남동산단에 사업장을 두고 있다.

김포상공회의소 부회장, 김포시장애인체육회 상임부회장, 경기수출기업통합협의회 초대 회장, 김포충청향우연합회장 등을 역임했다. 우수벤처기업 경기도지사상, 신지식인 중소기업청장상, 국무총리·대한상공회의소 회장 표창, 1억 달러 수출의탑 등을 수상했다. 지난해 경기도 성실납세사업장으로도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