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교류 협력 대비하고 접경지 교통 인프라 확충

영종~신도 평화도로가 27일 착공됐다. 지난 2011년 '접경지역 발전종합계획'에 반영된 지 11년 만이다.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이 사업은 2019년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로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가 면제되면서 탄력을 받았다.

인천 중구 영종도와 옹진군 북도면 신도를 연결하는 2.52㎞ 길이의 도로는 단순한 교량 의미를 넘어선다. 향후 남북 교류 기반시설인 '서해남북평화도로'의 1단계 구간에 해당한다. '영종~신도 연결도로'가 아닌 '영종~신도 평화도로'라는 명칭이 붙은 이유다.

총 1245억원이 투입되는 영종~신도 평화도로는 4년간의 공사를 거쳐 오는 2025년 12월 준공된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북도면 2000여명 주민의 숙원사업을 해결하고 삶의 질 향상,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며 “남북 교류 협력 기반 조성과 접경지역을 연결하는 교통 인프라 확충이 목표”라고 말했다.

27일 인천 옹진군 신도항 선착장에서 '영종~신도 평화도로' 착공식이 열렸다.

이날 우선시공분 착공으로 첫 삽을 뜬 영종~신도 평화도로는 중구 영종도에서 옹진군 북도면 신도까지 4.05㎞에 걸쳐 교량과 접속도로를 설치하는 사업이다.

총 사업비 1245억원(국비 764억원, 시비 481억원)이 투입돼 2025년 준공될 예정이다.

영종~신도 평화도로는 향후 남북 교류의 기반이 될 '서해남북평화도로'의 1단계 사업이다.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에서 신도, 강화도를 거쳐 개성과 해주까지 뻗어갈 도로다.

북도면 주민 불편을 해소하고, 남북 협력의 토대로 주목받은 사업이지만, 그간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지체된 숙원사업, 예타 면제로 속도

영종~신도 평화도로는 지난 2011년 '접경지역 발전종합계획'에 반영됐다. 정부는 각종 규제로 지역 개발에서 소외된 접경지역을 지원하기 위해 이때부터 중장기 계획을 수립했다. 북도면 주민 숙원사업이었던 영종~신도 평화도로도 접경지역 발전종합계획 일환으로 추진됐다.

지난 2013년 영종~강화 간 도로 건설 타당성조사가 착수됐고, 2년 뒤 '2030년 인천도시기본계획'에도 사업이 반영됐지만 도로 건설은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았다.

사업비 문제로 국가재정사업, 민간투자사업 여부를 놓고 진통이 계속됐다.

타당성조사 결과 경제성이 낮게 나오면서 기존 4차로 계획이 2차로로 축소되기도 했다. 결국 재정 상황 등을 고려해 영종~신도, 신도~강화 구간으로 나눠 단계별로 사업을 추진하는 방향이 세워졌다.

하지만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라는 관문이 남아 있었다. 인천시는 2018년부터 자체적인 타당성 평가와 병행해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와 영종~신도 평화도로가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에 선정되도록 협의를 벌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사전절차에 수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다.

상황은 2019년 1월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가 발표되면서 급반전됐다. 영종~신도 평화도로가 균형발전 기반 구축 사업에 포함되면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가 결정됐다. 같은 해 2월 접경지역 발전종합계획이 변경됐고, 영종~신도 구간이 국비가 지원되는 재정사업으로 확정됐다.

 

▲균형발전·남북경협 기반시설 기대

영종도와 인접한 북도면 지역은 접근성 문제로 주민들이 통학 등의 생활 불편을 겪었다. 신도와 시도, 모도 등 3개 섬은 다리로 연결돼 있으나 육지로 향하려면 영종도를 오가는 배편을 통해야만 했다. 접경지역이라는 지리적 한계로 개발도 더뎠다. 행안부는 “영종~신도 평화도로가 조성되면 인근 지역 2000여명의 주민이 겪어왔던 불편이 대폭 해소될 뿐 아니라, 사람과 물자의 이동이 활발해져 지역경제 활성화와 균형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종~신도 평화도로는 교통여건 개선뿐 아니라 남북 교류의 기반이라는 의미도 지닌다. 이 도로는 서해남북평화도로의 1단계 사업으로 추진된다. 인천의 항만·공항·경제자유구역 등 거점 지역과 개성·해주를 연결해 남북 경협과 물류의 중심축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이다.

남아 있는 과제는 신도와 강화도를 연결하는 2단계 사업이다. 11.1㎞ 길이의 2단계 구간은 2차로로 건설하더라도 총 사업비가 3500억원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2단계 구간은 국가재정사업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다.

'서해남북평화도로 건설'을 민선7기 공약으로 내건 박남춘 인천시장은 “서해남북평화도로는 인천 중구 영종도에서 옹진군 신도와 강화군 길상면과 하점면을 지나 북한의 해주와 개성까지 125㎞를 잇는 대규모 사업”이라며 “2단계 신도~강화 구간도 올 상반기 중 국토교통부의 '제2차 국가도로종합계획'에 국도로 신규 지정돼 국가에서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해경제공동특구 물류망 맡는다

 

영종~신도 평화도로 착공으로 남북 경협의 거점이 될 '서해남북평화도로'와 '서해경제공동특구'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착공한 영종~신도 평화도로는 서해남북평화도로의 1단계 사업이다. 서해남북평화도로는 인천국제공항이 위치한 영종도와 신도·강화를 연결하고, 강화도에서 개성과 해주까지 북쪽 방향의 두 갈래로 뻗어가는 길이다. 강화도부터 개성까지는 45.7㎞, 강화도에서 해주까지는 55.94㎞ 길이의 구간이다.

서해남북평화도로는 남북 경협의 중심축인 서해경제공동특구의 물류망으로 기능할 전망이다. 지난 2018년 9월19일 발표된 평양 공동선언문에서 남북은 “서해경제공동특구 및 동해관광공동특구를 조성하는 문제를 협의”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

산업연구원은 지난해 '남북한 산업협력 쟁점 분석' 보고서에서 “서해경제공동특구를 서해안 지역에서 남북한 경제협력벨트 구축을 지향하는 형태로 사업을 추진해나갈 필요가 있다”며 “서해평화협력지대 구상으로 개성·해주 경제권 개발을 추진할 경우 수도권에서 해주로 연결되는 수송로 확보, 해주항과 인천항의 연계 방안도 수립돼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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