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1년 동안 전국을 휩쓴 가운데 인천 옹진군만이 유일하게 확진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옹진군의 이같은 성과는 주민들의 숨은 노력 덕분이다. 바다로 둘러싸여 고립된 섬지역 특성상 감염병이 유입될 경우 섬 전체에 퍼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 주민들은 방역에 적극 동참했다.

지난해 2월 성지순례를 다녀온 사람들 중에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했을 때 옹진군 백령도 주민들은 조기 귀국과 함께 인천시내 숙박업소에서 2주간 자발적 격리에 들어갔다. 이들에게 의심 증상은 없었지만 다른 주민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생각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다. 또 옹진군이 청정지역으로 소문나면서 연말연시에 관광객들의 숙박 문의가 쏟아졌지만 숙박업소들은 예약을 모두 거절했다. 공동체를 위해 경제적 손실을 감내한 것이다. 이런 마음들이 모이면서 청정지역을 사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육지 쪽은 확실히 달랐다. 지난 주말 코로나가 다소 진정되고 한파가 풀리자 전국 명소에는 인파가 몰렸다. 용인 에버랜드 매표소 앞에는 사람들이 줄을 섰고 사파리월드, 눈썰매장 등은 대기시간이 1시간 이상 걸릴 정도였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도 많은 인원이 찾았다. 대체로 방역수칙을 지켰지만 일부 공간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체온 체크, 거리두기 등이 이행되지 않았다. 인천지역 산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지난 일주일 동안 코로나 확진자가 하루 300명대를 유지했으나 27일 559명으로 급증해 전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직도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각종 모임이나 직장 등 일상 속 전파가 계속되고 있다. 지역사회 내 조용한 전파, 변이 바이러스 유입 등 재확산 위험요인도 상존한다. 지난 18일부터 일부 다중이용시설의 영업 제한이 완화된 것도 변수로 꼽힌다. 영업 재개에 따른 영향은 통상 10일 정도 지나야 드러난다.

시민들의 방심이 급격한 사태 변화를 초래하는 것을 무수히 봐왔다. 코로나 방역에 철저하고 진득한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절제의 시간은 아직 종료되지 않았다. 긴 호흡으로 이어가야 확산-진정-재확산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