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고 배정 끝나자마자 민원 잇따라
"거리상관없는배치, 1차원적발상"

인천 평준화 지역 일반 고등학교 배정이 끝난 가운데 청라국제도시 학부모들이 수년째 요구해 온 고등학교 신설을 촉구하고 있다.<인천일보 2020년 12월11일자 1면>

해마다 학교 배정 시 1지망에서 떨어진 학생들은 버스를 타고 인근 지역으로 등하교해야 하는 상황을 맞닥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인천 3학교군에 속하는 청라국제도시에는 청라고등학교와 해원고, 초은고가 있다. 청라에 사는 학생들은 이 학교들을 포함해 공동학군에 있는 인근 지역 학교를 14곳 지망할 수 있다. 대부분의 학생은 집과 가까운 학교를 지망하지만 많은 학생이 몰려 1지망에서 배제된 학생들은 서구 신현동과 원당동은 물론 부평구, 미추홀구, 중구 등에 있는 학교까지 다녀야 한다.

지난 22일 시교육청이 평준화 지역 일반고 신입생 학교 배정 결과를 발표하자 청라국제도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고교 신설을 요구하는 내용의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주민단체는 더 이상 고교 신설 문제를 두고 볼 수 없다며 민원 릴레이를 이어가고 있다.

학부모들은 학교를 코앞에 두고 셔틀버스까지 대절해가며 자녀들을 등하교시켜야 하는 상황을 납득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청라에서 타 지역으로 이동하는 대중교통이 불편한 점도 문제로 꼽힌다.

학부모 A(47)씨는 “14개 지망학교는 버스로 등하교하기 어려운 고등학교들이 대거 포함돼 암담하다”며 “아이들이 장거리 등하교에 학업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청라 주민들은 2015년부터 고교 신설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시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해왔다. 하지만 중·고교는 초등학교와 다르게 거주지로부터 근거리가 아닌 학교군으로 배치하며 여유교실이 있어 학교 신설은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현재 학부모들은 실질적인 대안으로 청라 도담초 옆 고등학교 계획부지에 하루빨리 학교 신설이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시교육청 관계자는 “여유교실이 청라에는 3실, 서구 전체로 보면 10실 있고 학생 수가 증가하지 않아 당장 학교 신설을 추진하기 어렵다”며 “고등학교 부지는 그대로 두되 향후 학생 유입이 크게 늘면 학교 설립을 검토할 것”이라고 답했다.

학부모 B(48)씨는 “범위가 넓은 학교군을 정해놓고 전체적으로 숫자를 맞춰야 한다며 등하교 거리와 상관없이 학교를 배정하는 것은 1차원적인 발상”이라며 “아이들 숫자가 많은 2007년생 황금돼지띠가 고등학교를 진학하게 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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