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상의 지난해 2분기 조사
RBSI 지수 50으로 역대 최저
2020년 남동·주안·부평 산단
열달간 3000개 일자리 사라져
여성·청년·임시직 더 많이 줄어

인천도 코로나19발 경제 한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지난 2020년은 여러 경제 지표들이 '최저점'을 찍은 한 해로 기억될 듯하다.

인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소매유통업경기전망지수(RBSI)는 50으로 기록됐다. 2002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RBSI는 소매유통업체들이 현장에서 체감하는 경기를 수치화 한 데이터다. 0~200 사이로 표시되는데 100을 넘으면 해당 분기 경기가 직전 분기보다 좋아질 것으로 생각하는 업주들이 많다는 뜻이다.

인천 산업과 일자리 근간이 되는 제조업의 휘청거림도 여파가 크다. 인천상공회의소가 제조업체 145곳을 상대로 한 기업 동향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 확산으로 인천 지역 기업들이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는 응답이 79%에 달했다.

2019년 4분기 62로 나타난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이듬해 1월 70으로 올랐지만 코로나 여파가 본격적으로 불어닥친 2분기 52, 3분기 50으로 뚝 떨어졌다.

인천 3개 국가산업단지(남동·주안·부평)는 제조업 일자리의 절반을 담당한다. 2020년 1월 12만9347명이 일하던 인천 국가산단 노동시장은 같은 해 3월부터 12만8000명 규모로 줄기 시작, 8월부터 12만6000명대로 내려 앉아 두 달 뒤 12만6421명 고용이라는 최저치를 기록했다.

인천 한 전자제품 제조회사에서 7년간 일했던 60대 여성 A씨는 지난해 4월까지 정상 근무를 하고, 5월과 7월은 1주일 근무, 6월에는 근무를 하루도 하지 못했다. 8월부터 역시 일감이 없어 무급 휴직 상태였지만 회사는 8~9월 급여를 A씨에게 계좌이체한 뒤 현금으로 다시 돌려달라고 요구, 모두 돌려주기도 했다고 전했다.

실업급여 신청 현황을 봐도 제조업의 위기를 실감할 수 있다. 지난해 1~12월 중 3~4월을 뺀 모든 달에서 실업급여 신청자들이 가장 많았던 업종이 제조업이다. 매달 적게는 1100여명, 많게는 1900여명이 제조업체에서 일하다 실직해 실업급여를 신청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60%가 넘던 남동국가산업단지 공장 가동률은 지난해 6월 기준 57%까지 내려앉았다. 1998년 IMF 외환위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60% 중후반대를 유지하던 가동률이다.

김수현 한국고용정보원 인력수급전망팀장은 지난 1일 발간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제조업 고용 동향 분석'에서 “제조업 일자리 중 여성·청년 일자리, 임시·일용직, 30인 미만 소규모 사업체 일자리가 더 많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이주영·김원진·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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