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실적 호조·TSMC 약진…삼성전자도 잘했지만 수익은 못미쳐
삼성 영업이익률 3사 중 최저…올해 D램 가격 상승에 순위 오를까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기업 '톱3'인 미국 인텔과 삼성전자, 대만 TSMC 가운데 삼성전자의 반도체 영업이익이 3위로 밀렸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8일 잠정 실적을 공개한 삼성전자의 지난해 반도체 부문의 연간 매출은 총 73조원, 영업이익은 19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이는 2019년(매출 64조9000억원, 영업이익 14조원)보다 개선된 실적이다.

1위는 인텔이다. 지난 21일(미국 현지시각) 실적을 공개한 인텔은 지난해 연간 매출이 약 779억달러, 영업이익이 약 237억달러에 달했다. 현재 기준 원·달러 환율을 적용하면 연간 매출 86조1000억원, 영업이익 26조2000억원 선이다. 이는 삼성전자보다 매출은 13조원, 영업이익은 7조원가량 많은 것이다. 지난해 인텔은 사상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주력이 중앙처리장치(CPU)인 인텔은 기업용 데이터센터 부문의 매출이 전년 대비 16% 감소했음에도 코로나로 인한 노트북·PC 수요가 33%나 증가하면서 역대급 매출을 올렸다.

2위는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이다. 지난 14일 확정 실적을 공개한 TSMC는 작년 매출이 1조3393억 대만달러(약 52조9000억원), 영업이익은 5665억 대만달러(약 22조4000억원)로 집계됐다.

매출은 삼성전자 반도체보다 20조원 이상 낮지만 영업이익은 3조원가량 많은 것이다.

지난해 인텔과 TSMC의 선전으로 삼성전자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 가운데 매출은 2위, 영업이익은 3위로 밀렸다.

삼성은 메모리 반도체 슈퍼 호황기이던 2017∼2018년에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모두 글로벌 1위 자리에 올랐지만 그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인텔에 이어 2위 차지를 지켰다.

그러나 2019년부터 세계 파운드리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첨단 공정의 기술력과 자본력을 앞세운 TSMC가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TSMC는 2019년에 슈퍼 호황기를 지나 다소 부진했던 삼성전자(14조원)와 비슷한 영업이익을 내더니 지난해 삼성전자의 이익을 뛰어넘어 격차를 더 벌렸다.

지난해 4분기 원달러 환율 강세로 삼성전자의 실적이 다소 불리했던 것을 고려하더라도 TSMC가 더 많은 수익을 낸 것이다.

오직 파운드리만 수행하는 TSMC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무려 42.3%에 달한다. 작년 하반기 들어 미국의 제재로 중국의 화웨이라는 대형 고객을 잃었음에도 파운드리 공급 부족 사태로 40%가 넘는 영업이익을 낸 것이다. 2017∼2019년 이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37.2∼39.4%였다.

이에 비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평균 26% 정도로 추정된다. 이는 인텔(30.4%)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종합반도체회사(IDM)인 삼성전자는 주력인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뿐만 아니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까지 분야별로 영업이익률 격차가 크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D램은 영업이익률이 40%로 높지만 낸드는 20%선, 비메모리 부문은 10%선에 그치는 것으로 추정한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시장에서 1위를 놓치고 있는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 부문에서는 메모리 반도체만큼의 수익을 못 내고 있는 것이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종합반도체 회사지만 상대적으로 가격 편차가 큰 메모리 부문의 의존도가 높다 보니 반도체 경기 사이클에 따라 수익의 등락폭이 크다는 점은 약점"이라며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 부문의 사업을 강화해 위험을 분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혁신 기자 mrpe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