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수필집 '미안한 마음'
사진·글 더해 개정판 펴내
▲ 섬이 쓰고 바다가 그려주다, 함민복 지음, 시공사, 248쪽, 1만3800원
▲ 섬이 쓰고 바다가 그려주다, 함민복 지음, 시공사, 248쪽, 1만3800원

그는 너그럽고 경이로운 땅 강화에서 느리고 가난하게 살았다.

1996년부터 지금까지의 강화 서사를 써 내려간 수필집 <미안한 마음>을 발표했던 함민복 시인이 여기에 새 수필을 더하고 사진을 섞어 개정판 <섬이 쓰고 바다가 그려주다>를 펴냈다.

함 시인은 강화라는 곳이 글 쓰는 사람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이라고 말했다.

“역사와 자연, 남북 분단의 상황까지 문학적 영감을 받을 수 있는 소재가 곳곳에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강화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죠. 그 모습을 보면서 글을 쓸 수 있는 동력을 얻어요.”

그동안 그가 출간한 시집들과 수필집이 강화를 배경으로 노래하고 있기 때문에 흔히 함 시인에게는 '강화 시인'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저한테는 과분한 표현 입니다. 강화에는 조선시대부터 명맥을 이어나가는 훌륭한 작가들이 여럿 있기 때문이죠.”

이번 <섬이 쓰고 바다가 그려주다> 역시 섬사람들의 무심하지만 평화로운 일상이 녹아 있다. 함 시인은 늘 같은 듯 하면서도 서서히 변화하는 자연의 모습에 매번 큰 가르침을 얻는다. 함 시인은 다시 한번 강화의 뭉근한 저력을 양분삼아 아름다운 시어(詩語)로 표현할 새 작품을 구상 중이다.

“지금까지 동시를 포함해 7~8권의 시집을 썼습니다. 다음 작품 역시 시를 쓰고 있습니다.”

충북 충주에서 태어난 함민복 시인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88년 <세계의 문학>에 <성선설>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우울씨의 일일>, <자본주의의 약속>,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말랑말랑한 힘>, <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 등의 시집과 <눈물을 왜 짠가>, <미안한 마음>, <길들은 다 일가친척이다> 등의 산문집을 펴냈다.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김수영문학상, 박용래문학상, 애지문학상, 윤동주문학대상을 수상했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