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남항 해양문화관광
여객특화 항만으로 육성 계획

터미널 맞닿은 아암물류2단지
해양문화관광 기능 악영향 지적
▲ 인천항만공사는 신국제여객터미널과 연계한 인천항 최대 규모 해양문화관광단지를 조성하는 골든하버(조감도)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골든하버 부지와 맞닿은 지역은 아암물류2단지(회색 건물)로, 이곳에 화물차주차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조감도 제공=인천항만공사

해양수산부가 최근 인천항 신국제여객터미널이 들어선 남항을 해양문화관광 중심 항만으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이 터미널과 맞닿은 송도국제도시 9공구 아암물류2단지에 화물차주차장을 조성할 명분이 크게 줄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IPA)는 신국제여객터미널 등 남항에서 발생하는 화물량을 고려할 때 화물차주차장 설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왔으나, 해수부는 남항을 여객 특화 항만으로 집중 육성해 인천항의 경쟁력을 극대화해야 한다며 정반대 정책을 내놨다.

13일 해수부가 지난해 말 고시한 ‘제4차 전국 항만기본계획’에 따르면 인천항 육성 계획은 신항은 물류 거점 항만으로, 남항은 여객 중심 항만으로 키우겠다는 내용으로 이뤄졌다. 구체적으로는 신항은 컨테이너 화물 등 수도권 화물을 처리하고 환황해권 국제 물류의 중심적 역할을 수행하며 물류 기능이 쇠퇴하는 남항의 컨테이너 처리 기능도 흡수하게 된다.

남항은 신국제여객터미널과 크루즈 전용 터미널 운영으로 국제 여객을 유치하고 석탄부두를 폐쇄해 물동량을 강원지역 항만으로 이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해수부는 이 기본계획에서 “신국제여객터미널 완전 개장과 예비 선석 조기 개발로 여객 운송 기능을 일원화해 남항을 ‘고품격 글로벌 해양문화관광 허브항’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 계획대로라면 신국제여객터미널의 여객 운송 기능이 한층 더 강화돼 지역 관광의 구심적 역할을 하게 된다. 여기에 IPA가 해양문화관광단지인 골든하버 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이 터미널로 유입되는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문제는 이런 남항 육성 계획과 화물차주차장 조성 사업이 공존할 수 없다는 점이다.

아암물류2단지에 화물차주차장이 들어서면 외국인 관광객이 터미널 밖으로 나왔을 때 인천만의 특색 있는 풍경보다 화물차의 긴 행렬을 보게 돼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다. 결국 화물차주차장 조성 사업이 남항의 해양문화관광 기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강구 연수구의회 부의장은 “송도 9공구에 화물차주차장을 조성하는 사업은 신국제여객터미널 일대를 해양문화관광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해수부 계획에 완전히 어긋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인천해양수산청 관계자는 “항만기본계획에는 남항을 해양문화관광 허브항으로 육성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고, 남항 배후단지 조성 계획에는 아암물류2단지 화물차주차장 설치 계획이 세워져 있다”며 “그렇다고 해서 두 계획이 상충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신국제여객터미널에서도 화물이 발생하기 때문에 화물차주차장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24일로 예정돼 있었던 ‘인천시 화물차주차장 입지 최적지 선정 용역’ 결과 발표는 항만 분야 관계기관 협의체를 통한 의견 수렴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시 판단에 따라 무기한 보류된 상태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