씩씩하고 용기있게 Let's Go!

생일을 맞았다. 미국으로부터 혹은 한국으로부터 축하의 메시지를 받는다. 네~ 감사합니다. 이제 한 해 다시금 열심히 정직하고 용감하게 살게요. 어떤 이는 오늘이 가장 좋은날이니 행복하라고 덕담도 건넨다. 글쎄 좋은날이긴 한데, 사실 뭐 특별한 느낌은 없다. 작년에 돌아가신 엄마 생각이 조금 났고, 나이를 말할때 숫자 하나가 더 얹어진 것 외엔 뭐가 달라지는가. 예순이 되면 인생 정리할 시기가 된 것처럼 느껴졌던 시대가 더 이상 아니고, 마음은 언제나 청춘이라는 우스개 소리도 있으니 말이다.

작년 겨울엔 송도에 눈이 거의 없었다고 했다. 한국에 온 시기가 2월 중반이었는데, 겨울 끝자락이라서 그랬는지 결국 봄이 되기까지 눈은 내리지 않았다. 코로나 사태가 심각하게 대두되기 이전인 작년 2월 초에 일본 홋카이도 눈꽃축제에 딸 아이와 다녀왔는데, 얼음과 눈으로 꾸며진 어마어마한 규모의 작품들이 마을을 온통 뒤덮은 모습은 환상적이었다. 지난 주 폭설이 쏟아진 날, 퇴근하면서 마주한 눈발이 너무 신기하고 좋아서 난 아들과 함께 한 시간 가량 근처 공원에 나가 사진찍고 즐거워했다. 그러나 서울을 중심으로 한 도심에선 극심한 정체로 어려움을 겪었다는 뉴스를 보았다. 참, 인생은 이렇게 여러가지 다른 모양새가 한데 얽혀진, 상반된 결과와 반응이 공존하는 묘한 것임을 다시 깨닫는다. 코로나로 대부분 사람들의 일반적인 상황은 어렵기 그지없지만, 다른 한 편에서는 기대 이상의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사실 IT관련한 기업들의 선전은 감히 상상조차 못할 만큼 규모가 크고, 그에 따른 세상 모습의 변화는 시시각각 진화하고 있다. 같은 시대 안에 살고 있는 일반인들의 삶은 여전한 듯 싶은데, 벌어지는 간격의 차이는 어떻게 좁히고 대응하며 살아가야 하는걸까. 나이 숫자는 늘어가고 변화에 적응할 능력은 줄어들고, 새로운 세대와의 갈등은 넓어지고 그에 대처하는 내 마음은 편협함으로 좁아지고 있는데.. 아쉬움과 조급함이 느껴진다.

비교의식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음을 안다. 사실 우리가 사는 사회는 경쟁이 기본이라서 남과의 비교는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일 지도 모른다. 게다가 한국사회는 그 경쟁의 무대에서 더 민감하고 적극적인 듯 하다. 학교든 직장이든 성적으로 평가된다. 또 생활환경의 차이로 인한 비교가 강요되는 바람에 상대적인 아픔을 겪는일이 주변에 종종 생겨난다. 나의 의지와 관계없이 바로 곁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접하면 간접적으로나마 나도 상처를 받는다. 다행인것은 나이가 들어가며 그 같은 비교에서 조금씩 벗어날 여유가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상처회복도 다소 빨라지고, 덤덤히 수용할 수 있는 너그러움도 조금씩이나마 생겨나는 걸 보면 말이다.

용기를 가지고 새로운 도전을 해야지. 인생이 하나의 연극이고 내 삶이 그 무대일테니까. 비교에서 점차 자유로울 수 있는 나이라고 스스로 다짐하면서, 올 한해를 시작한다. 난 예순하나의 나이를 두려워하지 않는 씩씩한 연기를 펼칠터이다. Let’s Go!

 

 

/Stacey Kim 시민기자 staceykim6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