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사찰의 두 스님은 겨울 숲을 거닐면서 앙상한 겨울 나무를 보고 '다가오는 봄을 품고 있다'는 말을 했다. 그렇다. 우리가 보지 못한 내면을 보고 하는 말이다. 한국 영화 '관상'에서 '바람이 불어 흔들리는 나무 잎새는 보아도 그를 흔드는 바람을 보지 못한다'라는 말과 일맥 상통한다.

 새해 아침이 되니 금년 한 해에 대한 기대와 걱정이 함께 다가온다. 시간이라는 개념 자체가 과거, 현재, 미래로 나뉜다고 하지만 과거는 이미 지나갔고, 미래는 오지 않아 현재만이 존해하지만, 시간이라는 입장에서는 현재도 찰나이며 어느 순간에 바로 과거가 된다.

 우리는 시간이라는 틀에 갇혀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겨울 나무를 보면서 그 안에 숨어 있는 봄을 볼 수 있는 스님들의 생각에 놀란다. 새해에는 여러분들도 나뭇잎을 흔드는 바람을 보고, 겨울 나무 가지에 숨어 있는 봄을 볼 수 있으시기를 바란다. 희망찬 새해가 밝았다. 모두 힘차게 다시 뛰기를 기원한다.

김동옥 시민기자 / kimd@koamtow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