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엔 소망하는 일이 모두 이뤄지고, 늘 행복하고 건강하세요. 새해에도 가정에 사랑과 평안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해를 맞이하며 서로 주고받는 덕담이다. 희망을 잃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야 복을 기약할 수 있다. 지금도 한창인 코로나19로 날을 지샌 2020년이었기에, 더욱 새롭게 느껴지는 새해 인사다. 덕담과 소망 속에 올해는 그 의미가 남다른 듯하다. 특히 건강을 염려하며 건네는 말은 예전 같지 않다. 아무래도 코로나란 놈이 주위에서 기승을 부리는 마당에,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건강'은 마치 화두처럼 다가온다.

새해 벽두엔 자기 자신에게 약속을 하기 마련이다. 비록 '작심삼일'일지라도, 뭔가 안 하면 찝찝해 꼭 해야만 하는 기분이 든다. 금연·절주·다이어트 등 각자 새해 다짐은 다양하다. 어떤 이들은 약속을 성취하는 기쁨을 맛보기도 하지만, 대개 흐지부지 끝나고 다음으로 미루기 일쑤다. 하긴 시간이란 영속성 속에서 새해를 맞았다고 달라질 무엇이 있나. 어제·오늘·내일이 그저 같은 날처럼 오갈 텐데, 새로운 무엇을 찾는 일이 부질 없다는 얘기다. 그래도 '보통사람'들은 여러 소망을 안고 시도를 한다.

올해는 신년맞이 해돋이를 보며 소원을 비는 일도 거의 하지 못했다. 전국 해돋이 명소마다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며 사람들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아서다. 때가 되면 관광지를 찾아 떠나는 이들의 일상마저 가로막는다. 물론 떼를 지어 몰려 다니는 유행을 잡는 효과는 거뒀다고 해도, 해당 지역에서 숙박·음식점 등을 운영하는 상인들은 울상을 지었다.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이처럼 코로나는 연례행사마저 막는 등 마냥 마수를 뻗치며 세계를 휘젖고 다닌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그렇다. 이 격언과도 같이 마음을 굳게 먹으면 하지 못할 일이 없다. 어려운 처지일수록 뜻을 다잡고 끝까지 밀고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위기 속에 기회는 오고, 닥친 난관도 생각하기 나름이다. 쇠도 담금질을 통해 세게 쳐야 더 단단해지듯, 시련 뒤에 오는 열매는 달다. 고난을 극복하고, 세상에 빛을 던져준 이도 많다. 그렇게는 바라지 않더라도 희망을 잃지 않고 고비를 넘기길 간절히 기원한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하지 않던가.

올해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변화를 거울로 삼아 한결 더 나은 방향으로 도약했으면 싶다. 어쩌면 코로나는 우리에게 또다른 호기를 안겨주는지도 모른다. 그러려면 우선 어려움을 뚫고 나갈 강인함이 요구된다. 난세일수록 무릎을 꿇기보다는 분연히 떨치고 일어나 맞서 싸워야 한다. 혼자서는 힘든 만큼, 온 국민이 상생할 수 있는 돌파구를 찾았으면 한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누군가와 함께 가라'는 속담이 떠오른다. 비가 갠 뒤 하늘을 봐라. 거기엔 더 환해진 빛과 함께 푸르름이 서려 우리를 맞이할 터이다.

/이문일 논설위원 ymoon5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