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달러 약세와 위험선호 심리 확산에 원화 강세
백신·경기 기대 따른 외국인 매수세에 코스피 랠리
▲ 연합뉴스

사흘 연속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우며 2,700선을 넘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충격에 지난 3월 19일 1,457.64까지 떨어진 코스피는 불과 약 9개월 만에 1,200포인트 넘게 뛰어오른 셈이다.

국내 증시는 풍부한 유동성과 '동학 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열기에 힘입어 바닥을 딛고 회복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 행렬이 가세하면서 이제 코스피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 매일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달 5일부터 이날까지 약 1개월간 단 이틀(11월 25일·30일)을 제외하고 코스피에서 매수 우위였다.

이 기간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총 5조7천483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특히 시가총액 상위권에 있는 반도체, 화학, 자동차 등의 종목에 외국인 매수가 몰리면서 주가가 급등해 지수 전체를 끌어올렸다.

이날도 삼성전자(0.29%)와 SK하이닉스(2.29%)가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현대차(7.67%)와 기아차(6.41%), 삼성바이오로직스(1.90%), 네이버(1.23%) 등의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외국인 매수세를 이끄는 재료로는 우선 달러화 약세와 원화 강세가 꼽힌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8원 내린 달러당 1,097.0원에 거래를 마치며 2년 반 만에 1,100원대에 진입했다.

달러화 약세로 신흥국 자산에 대한 선호가 커지는 가운데 한국 증시로도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원화 강세가 외국인의 코스피 매수로 이어지고 외국인 매수는 다시 원화 강세 압력을 높이는 분위기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미국과 유럽의 통화 정책과 재정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약달러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강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부양 정책, 코로나19 백신 등에 대한 기대가 투자 심리와 외환시장에 변화를 가하고 수급변수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코로나19 백신 기대가 투자 심리를 강하게 지지하고 있다. 전날 영국이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의 긴급 사용을 승인하면서 기대가 한층 무르익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지수가 오르는 직접적 배경은 외국인 매수고 그 매수를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 백신 관련 이벤트"라며 "여기에 향후 경기와 금융시장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시장을 끌고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연말까지는 이런 상승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현재 주가 수준 자체가 높아서 어느 정도까지 오르리라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쉽게 하락하는 장은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최문섭 기자 chlanstjq9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