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에코뮤지엄 조성사업 일환
연천폐벽돌공장서 '인생 …' 사진전
김문정 교수와 피해자 9명 콜라보
좌절 속 도전적인 삶 생생하게 담아
▲ 이근섭 작 '인생사진'(이근섭 셀프포트레이트). /사진제공=경기문화재단

경기문화재단이 연천에 위치한 폐벽돌공장(신중앙요업)에서 1일부터 오는 5일까지 '인생나무, 인생사진展'을 개최한다.

전시는 경기문화재단의 경기북부 DMZ 에코뮤지엄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사)평화나눔회가 주관한다. 경기북부 DMZ 에코뮤지엄 조성사업은 경기북부 DMZ 지역을 대상으로 생태와 문화, 역사 자원을 발굴하고 이를 바탕으로 경기도의 문화정체성 회복과 활성화를 위해 추진되고 있다.

'인생나무 인생사진'에서는 김문정 경성대 사진학과 교수가 촬영한 지뢰피해자들(권금자·김석영·김영식·김정호·김종수·서정호·이근섭·이영식·진옥자씨 등 9명)의 사진과 영상 등 100여 점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지뢰 피해자의 강렬함과 따뜻함이 대비가 되면서 그 아픔을 드러낸 포트레이트 및 피해자들이 직접 연출해 자신의 모습을 담은 '셀프 포트레이트' 컨셉과 풍경사진 등 두 가지 컨셉으로 선보인다. 전시는 지뢰피해자들과의 소통으로 진행된 사진작업을 통해 지뢰가 남긴 삶의 그늘에서 반짝이는 빛의 잔영들을 포착하고 사회적 냉대 속에서 새로운 희망을 키워온 그들의 생명력을 잡아냈다. 세상을 볼 수 없었던 사람이 자신의 모습을 기록하고, 두 손이 없는데도 셔터를 누르며, 긴 바지로 숨겼던 잃어버린 다리의 흔적을 스스로 촬영하는 시간을 통해 자신의 도전적인 삶들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김문정 교수는 “지뢰피해자들이 자신의 의지와 함께 지뢰 폭발로 인해 겪었던 강한 충격으로 마치 가지를 잃어버린 나무처럼 좌절했다”며 “하지만 깊은 아픔과 슬픔 속에서도 나무가 새로운 가지를 치듯이 힘찬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평화나눔회 조재국 상임이사는 “일찍이 사라졌어야할 전쟁유물인 '지뢰'로 입은 상처를 정면에서 포토그래퍼의 앵글로 응시해 문제의 본질을 그대로 노출하고, 세상의 그늘에서 숨어 지내던 지뢰피해자 당사자들이 '인생 사진'을 통해 직접 자신들의 모습을 드러냈다는 데 그 의미가 크다”며 “지뢰 등 전쟁 유물 제거와 피해자에 대한 보상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의 관람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이며 오픈 행사는 5일 오후 2시에 개최된다.

한편, 전시가 진행되는 연천 폐벽돌공장(가칭: 피스브릭 하우스)은 경기문화재단에서 'DMZ 문화예술 삼매경'사업의 일환으로 조성 예정인 복합문화 공간으로 향후 평화·생태·창조·사회이슈 등 다양한 주제를 담은 공간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