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월 누적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LG화학, 올해 3월 첫 1위 달성 후 역전당해
▲ 지난 10월 2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배터리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0'을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정상 자리를 놓고 국내 최대 배터리 기업인 LG화학과 중국의 CATL이 엎치락뒤치락하며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올해 3월부터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1위 자리를 수성해왔던 LG화학은 최근 발표된 통계에서 CATL에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차이가 크지 않아 앞으로 순위 변동은 계속될 전망이다.

28일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9월 글로벌 전기차(EV, PHEV, HEV) 탑재 배터리 사용량에서 CATL은 총 19.2GWh(기가와트시)로, LG화학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CATL의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전체 사용량(83.0GWh)의 23.1%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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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의 올해 1∼9월 누적 사용량은 18.9GWh(22.9%)로, CATL과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차지했다.

일본 파나소닉은 17.6GWh(21.2%)로 3위를 기록했고,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은 5.1GWh(6.2%), 4.6GWh(5.5%)로 각각 4위, 5위를 차지했다.

SNE리서치는 "푸조 전기차 e-208과 중국 전기차 업체 니오(NIO) ES6, 리오토의 리샹원 등에서 CATL 배터리 물량 증가가 뒷받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SNE리서치가 지난달 집계한 올해 1∼9월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에서는 LG화학이 근소한 차이로 CATL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지만, SNE리서치가 추가 확보한 데이터를 토대로 이달 26일 공개한 보고서에서는 이처럼 순위가 역전됐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일부 유럽 국가에서 CATL 배터리 탑재 전기차 판매가 추가로 확인돼 CATL 배터리 사용량이 늘었고, 현대차 코나 전기차 탑재된 일부 배터리 물량이 LG화학이 아닌 SK이노베이션의 것으로 확인돼 일부 수치가 조정됐다"고 설명했다.

SNE리서치는 매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량과 해당 차량에 탑재된 배터리 용량을 곱하는 방식으로 회사별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을 집계한다.

이에 따라 국가별로 전기차 판매량 집계 방식과 기준, 공개 시기가 달라 업체별 배터리 사용량이 수정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이 SNE리서치의 설명이다.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은 LG화학과 CATL, 파나소닉 등 3개 업체가 전체 시장의 약 67% 점유율을 차지하는 '3강 체제'가 구축돼 있고, 이들 사이에서 쫓고 쫓기는 순위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 CATL은 자국 내 탄탄한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2017∼2019년 3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켜왔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CATL이 1위(27.9%), 파나소닉이 2위(24.1%), LG화학이 3위(10.5%)였다.

이후 LG화학은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늘려 올해 3월부터 처음 연간 누적 배터리 사용량 1위를 기록하고 8월까지 누적 사용량 1위 자리를 지켜왔다.

다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각사의 배터리 탑재 차량 모델 판매량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월별 배터리 사용량은 3사 간 순위 다툼이 더 치열하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데이터가 수정되더라도 순위가 변동될 만큼 LG화학과 CATL 두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며 "테슬라의 배터리 공급처 다변화 이후 성장세가 주춤한 파나소닉이 빠지고, 이후 LG화학과 CATL 양강 체제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편 LG화학 배터리 사업 부문은 내달 1일부터 LG화학에서 물적 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이라는 새 사명으로 출범한다.

신설법인 'LG에너지솔루션' CEO에는 LG화학 김종현 전지사업본부장 사장이 내정됐다.

/최문섭 기자 chlanstjq9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