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연수구 고물상 화재
산소절단기 불꽃 원인 추정
평소에도 위험상황 속 작업
인근주민 재발 우려 불안감

폐차 불법해체 정황 포착도
부지 임대 캠코 책임론 제기
▲지난달 28일 인천 연수구 동춘동 고물상 화재 현장. /출처=인천일보DB
▲지난달 28일 인천 연수구 동춘동 고물상 화재 현장. /출처=인천일보DB

한 달 전 집 앞 고물상에서 치솟은 불길(인천일보 10월29일자 7면)로 화재 공포에 휩싸인 인천 연수구 한 아파트 주민들이 여전히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해당 고물상에서 평소 폐타이어 등 가연성 물질을 쌓아 놓고 산소절단기를 다뤄왔던 것으로 드러나 언제든지 화재가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고물상에 부지를 임대해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26일 인천공단소방서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인천 연수구 동춘동 743의 7 부지에 위치한 고물상에서 발생한 화재 원인은 '산소절단기 작업 도중 튄 불꽃'으로 사실상 가닥이 잡혔다. 이 고물상은 폐지와 고철을 취급하는 일반 고물상과 달리 해체된 자동차 부품을 가져와 고철로 판매하는 곳이다.

당시 고물상 측이 산소절단기로 냉동박스를 해체하던 중 불꽃이 바로 옆에 쌓아 둔 스티로폼에 튀어 화재가 발생했다는 게 소방서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불이 순식간에 확산된 것은 폐타이어와 프레임(자동차 뼈대) 등 불에 잘 타는 재질의 고물들이 무더기로 쌓여 있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큰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고물상에서 뿜어져 나온 검은 연기는 코앞에 있는 1023세대 규모의 송도파크자이아파트 단지를 휘감았다.

집 안으로 연기가 들어와 살림을 그을리거나 연기를 흡입했다는 400여 세대의 민원이 소방당국에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고물상은 폐차를 불법 해체했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앞서 연수구는 화재 발생 며칠 전 한국자동차해체재활용업협회와 함께 고물상에서 불법적으로 차체를 뜯어내는 정황을 확보했다. 자동차 해체 작업은 폐차장에서만 할 수 있다.

협회 측은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로 고물상 관계자를 연수경찰서에 고발했다고 구는 설명했다.

문제는 앞으로도 고물상 영업 행위가 지속된다면 화재가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지금도 여전히 화재로 인한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고물상에 부지를 임대한 캠코에 대한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캠코 측은 2018년 7월부터 5년 동안 연간 800만원을 받기로 하고 1957㎡ 규모의 국유지 사용권을 고물상에 넘겼다. 송도파크자이아파트는 지난해 5월 입주를 시작했다.

임대차 계약 체결 당시 인근에 대규모 주거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고려하지 않고 푼돈을 벌기 위해 화재 위험성이 높은 사업장을 들여왔다는 지적이다.

캠코 관계자는 “화재 사고 이후 고물상 측에 대부 재산의 신속한 원상 복구와 함께 철저한 소음 관리 등 주민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제출하라고 통보했다”며 “앞으로 관련 법 위반에 따른 행정 처분에 대해 적극 협조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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