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글 하루 110건→0.7건 '뚝'
자유로운 소통 취지 무색
익명제 재검토 필요성 제기
김포시 청사 전경. /사진출처=김포시 홈페이지
김포시 청사 전경. /사진출처=김포시 홈페이지

김포시가 익명으로 운영하던 내부 행정망(새올행정시스템)을 이용한 시청 직원들의 소통공간인 게시판을 닉네임 방식으로 전환한 후 이용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인천일보 7월20일자 8면>

25일 시에 따르면 지난 7∼10월 시청 직원들의 온라인 소통공간인 자유게시판에 올라 온 글은 64건으로, 하루 0.7건 정도만 게시돼 이용 방법 전환 전과 대조를 보였다.

익명 사용에 따른 부작용 해소를 위해 시가 게시판 사용 방법을 전환하기 전인 2011년 9월부터 올 7월까지 게시된 글은 3412건으로 하루 평균 1.1 건의 글이 공유됐다.

시는 자유로운 의사 개진이라는 익명 사용에 대한 긍정적 효과보다 왜곡된 글들로 인한 부작용이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 7월13일 게시판 사용 방법을 닉네임 등록 후 사용방식으로 전환했다.

1인 1PC 시대가 시작되면서 1999년부터 20여 년 넘게 익명제로 운영되던 게시판(맘껏 게시판) 사용 방법 전환은 앞서 6월27일 있은 2020년 하반기 정기인사가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인사발표 후 특정인의 승진 인사와 다음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제되지 않은 게시글들로 인한 편 가르기와 조직 내 갈등을 조장한다는 이유에서다.

소통을 중시하는 민선 7기 시정에 반하는 ‘듣기 좋은 소리만 들으려는 언론 차단’이라는 적지 않은 반발에도 시는 노동조합 협의를 거친 사안이라며 사용 방법 전환을 강행했다.

그러나 하루 게시글이 0.7건에 그치면서 자유로운 소통과 건전한 의사 전달체계를 마련하겠다는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지난 24일 진행된 김포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도 군사 독재시대에도 없던 일이라며 직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시정에 반영하기 위한 익명제 전환 재검토 필요성이 제기됐다.

김인수 의원은 “예의를 지키지 않은 것도 문제지만, 몇몇 문제 때문에 익명이 보장된 게시판을 누구 쓴 글인지 확인이 가능한 방식으로 전환한 것은 더 큰 문제가 있다. 시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등록된 아이디 아이피 추적이 가능한데 누가 자신의 생각을 글로 쓰겠냐”며 “시대에 역행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김옥균 의원은 “다수가 원하면 존중돼야 하고 그런 방향에서 검토돼야 한다. 내가 기분이 나쁘다고 통제하고 귀를 막아서는 안 된다”며 “다수가 원하는 방향으로 재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관계자는 “익명의 경우 한 사람이 여러 번 글을 쓸 수 있어 여론이 조작될 가능성이 있고 아이피를 추적하려면 행안부 승인을 받아야 해 통제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여러 상황을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김포=권용국 기자 ykkwun@incheonilbo.com



관련기사
김포시 익명게시판, 닉네임 전환 논란 김포시청 공직자들이 시정과 관련한 직원들의 다양한 의견 수렴을 위해 개설된 청내 게시판 이용방법의 갑작스런 변경을 놓고 황당해 하고 있다.19일 시에 따르면 내부 통신망을 이용해 익명으로 운영되던 '맘껏 게시판'이 지난 13일부터 닉네임을 등록한 후 이용할 수 있게 운영방식을 전환했다. 자유로운 의사개진이라는 익명 사용에 대한 긍정적 효과보다 왜곡된 글들로 인한 부작용이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직원 A씨는 “익명 사용의 경우 한 사람이 여러 아이디를 사용해 마치 다른 사람인 것처럼 몇 개, 몇십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