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몰랐는데 '오토바이 파파라치'까지 있는가 보다. 오토바이의 교통법규 위반을 적발해 신고하면 소정의 포상금을 받는 식이다. 그런데 이 공익신고-포상 제도가 코로나19 사태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을 옥죄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음식점 등의 매장 영업이 제한을 받는 상황에서 배달 영업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은데도 파파라치가 무서워 배달 주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서다.

한국안전교통공단은 코로나19 사태로 골목 경제가 크게 위축되기 시작한 지난 5월부터 연말까지 경기도내에서 이륜차 교통사고를 줄인다는 명분으로 '공익제보단'을 운영 중이다. 이른바 '오토바이 파파라치'로 불리는 공익제보단은 경기도내 31개 시·군에서 388명이 활동 중이라고 한다. 공익제보단은 이륜차들의 신호 및 교차로 위반, 역주행, 안전모 미착용 등 도로교통법 위반사항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신고한다. 공익제보단원들은 한 달에 20건까지 이륜차의 불법행위 사진을 촬영해 건당 5000∼1만4000원을 받고 있다. 실제로 5월부터 최근까지 접수된 신고가 경기도내에서 8387건으로, 하루 평균 39명의 이륜차 운전자가 범칙금을 냈다고 한다.

문제는 이들 파파라치 대부분이 적발이 손쉬운 골목상권에 주로 잠복해 활동하면서 음식점 등 배달 위주의 소상공인 점포롤 중점적으로 신고하면서 역효과를 내고 있다. 차 없는 거리로 지정돼 있는 수원역 인근 매산로 테마거리나 안양 일번가, 이천 중앙통 문화의 거리, 수원 나혜석 거리 등이 파파라치들의 주 활동무대가 되고 있다. 매산로 테마거리에는 300여 소상공인 점포들이 영업 중이다. 이들 지역에서는 경찰도 소상공인들의 어려운 사정을 헤아려 점심시간 등에는 적극적인 단속을 하지 않고 있지만 파파라치들은 오히려 건수를 올리는 기회로 삼고 있는 것이다.

소상공인들은 오토바이 잡으려다 지역 상권을 잡는 꼴이라는 하소연이다. 파파라치 신고에 따른 범칙금 부담으로 배달업체들이 아예 기피지역으로 분류하고 배달기사를 보내지 않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지금이 이럴 때인가. 신고 포상금을 뿌려 손쉽게 단속활동을 벌이려는 공익제보도 때와 장소를 가려야 할 것이다. 안전교통공단은 바로 중단해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