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경찰관 시작으로 확인된 환자만 31명

3층짜리 건물에 유흥시설만 밀집해 있어
감염 종업원 업소 옮겨 다녔을 가능성 커
손님 대부분 출입명부 허위 기재 우려도
▲ 24일 인천 연수구 옥련동에서 한 시민이 유흥업소를 바라보고 있다. 해당 유흥업소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24일 오후 4시 기준 총 31명에 이르는 등 감염세가 확산되고 있다.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24일 낮 12시 밤마다 불야성을 이루던 인천 연수구 옛 송도유원지 인근 유흥가에는 차가운 기운이 감돌았다.

최근 이틀간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는 유흥업소 '에이스'가 들어선 건물 내부는 불이 꺼져 있는 상태였다. 에이스는 밀폐된 실내 공간에서 손님과 여종업원이 술을 마시는 룸살롱 형태 업소다.

1층에서 엘리베이터 수리 작업을 하던 남성은 “이 건물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을 늦게 들었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2층에 있는 에이스의 현관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현관문에는 업소 폐쇄 관련 안내문조차 붙어 있지 않았다. 주변에서 길거리 음식을 파는 상인은 “맞은편 건물에서 그렇게 많은 확진자가 나온 줄 몰랐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이달 13일 인천해양경찰서 소속 경찰관 A(49)씨 등 2명이 에이스를 방문한 뒤 집단 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오후 6시 기준 에이스 관련 확진자는 31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하루에만 유흥업소 종사자와 손님 등 확진자 23명이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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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짜리 건물은 에이스 말고도 다른 유흥업소 3곳이 입주해 있는 건물 전체가 유흥시설인 특징을 지녔다. 이 탓에 감염된 여종업원이 다른 업소를 옮겨 다녔을 경우 앞으로 유흥업소발 확진자가 폭증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유흥업소 내부 사정을 잘 아는 30대 남성은 “이번 집단 감염으로 유흥가에서 난리가 났다. 종업원과 접촉한 지인들은 혹시 몰라 셀프 자가 격리를 하고 있다고 한다”며 “업소에서 출입자 명부를 허술하게 관리했다는 얘기도 돈다”고 주장했다.

실제 방역당국은 에이스 방문객 추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손님 대부분이 신상 정보를 남기는 것을 꺼려 출입자 명부에 허위 내용을 기재했을 가능성이 높고, 업소 측도 고객 관리 차원에서 명부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고남석 연수구청장은 “우려했던 상황이 발생했다. 유흥주점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전파가 집단 감염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며 “13일부터 22일 사이에 송도유원지 앞 유흥주점 건물(연수구 인권로 21)을 방문한 주민들은 신속히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검체 검사를 받아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구는 초기 역학조사 과정에서 유흥업소 방문 사실을 숨긴 해양경찰관 A씨를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당시 A씨는 골재채취업체 관계자와 에이스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A씨의 격리가 해제되면 청탁금지법 위반이나 감염병예방법 위반 사항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감찰에 나설 방침이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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