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은 성평등 하지 않다.”

코로나19로 여성의 실업증가 등 고용 불안정이 야기되면서 성별 격차의 심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수원시(갑) 지역위원회 박옥분 경기도의원을 비롯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전국여성위원회는 23일 코로나 시대 경기도 여성이 바라는 정책 발굴 토론회 ‘감염병은 성평등하지 않다’를 열고 정책 발굴에 나섰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주제 발표를 맡은 배은경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최윤선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정책연구실 실장을 비롯해 황귀순 평생교육강사, 이순덕 수원병원 간호사, 김미순 장안민간분과 어린이집 회장, 김금순 광교지역아동센터 센터장, 허나영 수원시 미용사협회 회장, 배은화 가정방문 피아노 전문강사, 임정윤 음식점 소상공인, 송명은 사회복지사, 김승옥 전업주부, 신현옥 한국치매미술협회장 등이 패널로 참석하면서 각계 각층의 목소리를 냈다.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배은경 서울대학교 사회학교 교수는 ‘코로나와 변화된 여성의 삶’을 주제로 사회 전반에 드러난 문제점들과 현상들을 짚어냈다.

배 교수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여성의 지위와 역할이 증대된 반면 여성의 교용률은 남성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며 “국가적 차원의 대응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배 교수는 “정치적 의사결정에서 ‘여성의 관점’, ‘돌봄의 관점’이 반영될 필요가 있다”며 “돌봄의 탈젠더화를 위해 문제 의식을 가지고 접근하는 태도가 중요하고 돌봄 노동이 온전히 여성의 자연적 속성으로 간주되거나 돌봄 노동자의 사회적 지위가 저임금의 불안정한 일자리의 형태로 여겨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윤선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정책연구실장은 주제 발표를 통해 “코로나19에 따른 경기도 여성의 고용률이 급감하면서 위기를 겪고 있다”며 “여성이 가정 내 돌봄 책임이 가중되고 코로나 사태 이후 노동시장 복귀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그는 “돌봄 위기때 마다 여성들의 돌봄 노동에 의지하고 있다”며 “이는 함께 일하고 함께 돌보고 함께 쉴 수 있는 공정한 사회 실현에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코로나19로 각계각층이 겪고 있는 문제점을 도출하고 이에 따른 정책 제언도 이어졌다.

이순덕 수원병원 간호사는 코로나19 상황들에 대한 인식개선 및 제도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현장에서 겪은 고충을 토대로 다양한 정책 대안들을 제시했다.

이 간호사는 “감염병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병문안 문화개선으로 면회제한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전면 확대하고 스마트폰 예약시스템의 보급을 통해 진료 대기시간을 줄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 “유급휴직이 발생되면 하루 최고 80달러(9만5000원)가 주어지는 일본의 경우처럼 가족돌봄 대상자에 대한 인력 지원과 임금 지원이 수반 되야한다”며 “휴직직원 발생시 인력 공백을 메울수 있는 인력지원 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4명의 자녀를 둔 전업주부 김승옥씨는 “코로나로 가족 구성원 모두가 정서적 불안을 겪고 있고 직업을 갖기 위해 취업을 고려했지만 경력단절여성이 되면서 취업 문이 더 좁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학부모들의 정서 지원 서비스가 필요하다. 각 학교와 연계해 학부모 대상 정서치유회복 프로그램이 운영됐으면 한다”고 제언했다.

마지막 토론 주자로 나선 신현옥 한국치매미술치료협회장은 “코로나 위기에 많은 이들이 우울감과 불안감을 호소하는 코로나 블루 증상이 팽배해지고 있다”며 “노인들의 경우 우울감이 곧 치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한 대안들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신 회장은 “그림 그리기는 가장 쉽고 빠른 코로나 블루 퇴치법 중 하나”라며 “그림 그리기가 대안이 될 수 있고 미술치료를 통해 정서적 불안을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